현대시조

어느 농부의 노래

임기종 2015. 7. 14. 16:01
728x90

 

 

어느 농부의 노래

 

거북이 등 껍질같이 쩍쩍 벌어진 논

길고 긴 기다림에 먼 하늘을 바라본다

큰 바람 소식조차도 반가웠던 어느 날.

 

까맣게 몰려오는 어두움이 고마워

삽자루 둘러메고 걸어보는 논두렁

가뭄에 겉늙어 버린 개구리가 앞선다.

 

누렇게 떠버린 안쓰러운 벼포기들

시들어 늘어진 밭두렁 콩대를 보다가

스쳐간 태풍 소식을 귓전으로 듣는다.

'현대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고  (0) 2015.08.02
김삿갓 묘소를 찾다  (0) 2015.07.30
아~ 6.25  (0) 2015.06.25
할머니의 독백  (0) 2015.06.11
어머니  (0) 201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