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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줄 모르면 죽는다네

임기종 2015. 10. 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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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줄 모르면 죽는다네  

                                                           <서산대사>

 

 

이보게 친구, 살아 있다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어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 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 이지.

 

어느 누가 그값을 내라고도 하지않는 '공기(空氣)' 한 모금...!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가는 길인 줄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것, 저것도 내것 '모두가 내것 인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 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 쥔게 왠만큼 되거들랑 

자네 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뿌려 

사람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 (부운자체본무실 생사거래역여연)


 

생(生)이란  한조각 뜬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死) 이란 한조각 뜬구름이 스러짐이라. 

뜬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죽고 오고감' 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가지 계획과 만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火爐)위의 '한점 눈(雪)' 이로다. 

논갈이 소(牛)가 물위를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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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 ( 西山大師) : 1520 ~ 1604 )

 명승,  서예가,   법명 : 휴정 (休靜), 

 임진왜란  당시 1,700 명의  승병을  이끌고  평양 탈환전에 성공,

 후(後)  제자  사명당 으로 하여금  일본과 강화를  체결 하게함.

 전반  서예(書藝) 에도  능하였으나  필적은  현재 전하여 지지않고 있음.

저서 : 선가귀감 (禪家龜鑑),  문집 : 청허당집 (淸虛堂集)


묘향산 원적암에서 칩거하며 많은 제자를 가르치던 서산대사께서

85세의 나이로 운명하기 직전 위와 같은 시를 읊고 나서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잠든 듯 입적 하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