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4. 2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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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 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놓고 뛰어 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피 들려 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가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 똑 따지 않으렵니까?

-<촛불>(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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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간을 보다가 이영도

 

비록 소채일망정 간 맞춰 끓여 놓고

끼니 챙기며 더불어 앉은 가족

서로가 권하다 보면 적은 것도 남느니

 

갈수록 내 조국은 어두운 소식인데

안기는 어린것 티 없는 눈빛이여!

석간을 밀쳐버리고 그를 안아 얼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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