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4. 2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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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항지 - 황동규 -

 

 

걸어서 항구(港口)에 도착했다.

길게 부는 한지(寒地)의 바람

바다 앞의 집들을 흔들고

긴 눈 내릴 듯

낮게 낮게 비치는 불빛

지전(紙錢)에 그려진 반듯한 그림을

주머니에 구겨 넣고

반쯤 탄 담배를 그림자처럼 꺼 버리고

조용한 마음으로

배 있는 데로 내려간다.

 

정박중의 어두운 용골(龍骨)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항구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에는 수삼개(數三個)의 눈송이

하늘의 새들이 따르고 있었다.

 

-<현대문학>(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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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南窓) 이희승

 

햇살이 쏟아져서

창에 서려 스며드니

 

동공이 부시도록

머릿속이 쇄락해라

 

이렇듯 명창청복(明窓淸福)

분에 겹게 누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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