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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 김소월 -
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定州) 곽산(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문명>(192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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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벚꽃 심응문
잿빛의 가지로만 칼바람 비켜섰고
속없는 객 손타며 허리춤 꺾였는데
죽은 건 아니었었어 있는 거야 내 시절도
담장 위 놀러 왔던 작은 햇살 눈맞춤에
화들짝 놀란 가슴 어머머 4월 당신
버선발 잰 걸음 위엔 풍성하다 하얀 치아
수만 백옥 풍경소리 두 눈 마저 어릿 한데
흐드러진 이 열정을 어찌해야 가둘까나
옷가진 챙기지 못해도 남사롭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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