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4.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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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월 -


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定州) 곽산(郭山)

()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문명>(192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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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벚꽃 심응문

 

 

잿빛의 가지로만 칼바람 비켜섰고

속없는 객 손타며 허리춤 꺾였는데

죽은 건 아니었었어 있는 거야 내 시절도

 

담장 위 놀러 왔던 작은 햇살 눈맞춤에

화들짝 놀란 가슴 어머머 4월 당신

버선발 잰 걸음 위엔 풍성하다 하얀 치아

 

수만 백옥 풍경소리 두 눈 마저 어릿 한데

흐드러진 이 열정을 어찌해야 가둘까나

옷가진 챙기지 못해도 남사롭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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