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5. 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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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 -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도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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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 부근 성덕제

 

 

풍경(風磬)이 여래님을

부르듯이 울어대고

울창한 숲속에는 새 소리도

희맑고나

부처님

건너 오시던

바다길이 보인다.

 

이승의 번뇌는 이곳에서 풀어라

부처님의 속삭임이 귓속으로 찾아들고

눈부신 햇살까지도 대웅전을 감도네.

 

산사엔 여래님만

중생을 살피시고

스님은 좌선속에 정토를

찾으시네

보문사 경내엔

몰려드는 중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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