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5. 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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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 유치환 -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理念)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白鷺)처럼 날개를 펴다.

 

!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조선문단>(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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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과일 화상입다 동옥균

 

 

겨울에 꽃 피는 땅

헝클린 지구의 계절

봄은 피기도 전에

복더위에 재편되고

역리(逆理)

부추김 받아

풋과일이 화상 입다.

 

사람에게 짓밟히던

지구의 하얀 분노

겨울이 봄을 삼키고

가을을 약탈한다

목졸린

시퍼런 절망이

날 벼랑으로 내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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