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9. 2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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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양주동

 

 

1.

산길을 간다, 말 없이

호올로 산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 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 말 없이

밤에 호올로 산길을 간다.

 

2.

고요한 밤

어두운 수풀

 

가도 가도 험한 수풀

별 안 보이는 어두운 수풀

 

산길은 험하다.

산길은 멀다.

 

3.

꿈 같은 산길에

화톳불 하나.

 

(길 없는 산길은 언제나 끝나리)

(캄캄한 밤은 언제나 새리)

 

바위 위에

화톳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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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밤 우 숙 자

 

해방을 기뻐하던 그 날의 물소리가

설악 깊은 한밤중에 기대 우는 바람소리

실향은 길을 막으며

달빛 속에 목욕하네.

 

한 많은 우리 국운 오늘도 어지럽다

통일의 지름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애잔한 풀벌레 소리에

나를 실어 보낸다.

 

시간의 뒤모습은 고향 없는 절규인가

낙엽에 기대 우는 차운 손의 빈 가슴

겹겹이 멍든 망향의 길

숨을 쉬는 개성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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