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9. 19.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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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등 김광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호올로 어델 가라는 슬픈 신호냐.

 

-여름 해 황망히 날애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크러진 채

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래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느린 그림자 이다지 어두어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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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향 김 숙 자

 

문 밖을 서성이다

담을 넘어도 본다

 

먼 듯 가까운 듯

향기로 먼저 달려온 봄

 

지친 날 입술에 맺힌

물집처럼 아리다.

 

여문 눈길 한 자락

건네 보지 못한 채

 

짧은 해 마당 가득

흩어 놓은 그 속살내만

 

가슴에 쓸어 담는다

언약의 징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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