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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양주동
1.
산길을 간다, 말 없이
호올로 산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 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 말 없이
밤에 호올로 산길을 간다.
2.
고요한 밤
어두운 수풀
가도 가도 험한 수풀
별 안 보이는 어두운 수풀
산길은 험하다.
산길은 멀다.
3.
꿈 같은 산길에
화톳불 하나.
(길 없는 산길은 언제나 끝나리)
(캄캄한 밤은 언제나 새리)
바위 위에
화톳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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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밤 우 숙 자
해방을 기뻐하던 그 날의 물소리가
설악 깊은 한밤중에 기대 우는 바람소리
실향은 길을 막으며
달빛 속에 목욕하네.
한 많은 우리 국운 오늘도 어지럽다
통일의 지름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애잔한 풀벌레 소리에
나를 실어 보낸다.
시간의 뒤모습은 고향 없는 절규인가
낙엽에 기대 우는 차운 손의 빈 가슴
겹겹이 멍든 망향의 길
숨을 쉬는 개성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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