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9. 1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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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정한모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 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모아쥔 아가의

작은 손아귀 안에

당신을 찾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어제 오늘이

마침낸 전설 속에 묻혀 버리는

海底같은 그날은 있을 수 없읍니다

 

달에는

은도끼로 찍어낼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영원히 아름다운 진리임을

오늘도 믿으며 살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에

불같이 끓던 병석에서

한없이 밑으로만 떨어져가던

그토록 아득하던 추락과

그 속력으로

몇번이고 까무러쳤던

그런 공포의 기억이 진리라는

이 무서운 진리로부터

우리들의 이 소중한 꿈을

꼭 안아 지키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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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김 창 현

 

저 파란 보리밭 들판

봄바람 살랑살랑 불 때

 

보리 목 길게 누운

해 그림자 뒤따라가다

 

종달새

종알대던 콧노래

귀담아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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