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9. 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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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冬天)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임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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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김 남 구

 

 

제 그림자를 쫓아

살아가는 맴돌이

노을 지는 마음으로 거울 앞에 설 때면

쳇바퀴

역방향으로

번뜩이며 돌아간다

 

예배당 종각 끝엔

하늘 헤는 피뢰침

핏줄 터져나는 뇌성 삼키고

돌아갈

설레임에 젖어

허물 벗는 탕자의 웃음

 

세월이 점지한

뒤안길을 돌아

풋풋한 향기 살아나는 몸짓으로

그곳에

다다르는 날

나신(裸身)으로 덜레덩실

환희의 춤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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