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인생 타율(打率)

임기종 2021. 4. 20. 05:03
728x90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한 유태인이 고명한 랍비를 찾아갔다.

매사가 소기의 절반도 되는 일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지혜 좀 내려주십시오

했다. 한참 생각 끝에 랍비는 말해준다.

뉴욕 타임스 연감(年鑑) 1970년 판 930 페이지를 찾아보라. 그 곳에 그 지혜가 적혀 있을 것이다

집에 돌아와 허겁지겁 연감을 구해 찾아보니 유명한 야구 선수들의 타율이 나열돼 있을 따름이었다. 그것이 어떻게 자신의 고민을 타개해 줄 지혜가 되는지 알 수가 없어 다시 찾아가 물었다. 랍비는 사상 최강의 타자로 존경 받는 선수의 타율을 보라고 했다.

타이컵브......3  6  7 리로 나와 있다.

'바로 그것이다. 세계 최강의 타자도 3 타석 1 안타에 불과하다. 한데 일마다 소기의 절반 가까이 된다면 자네는 5 할대의 타자가 아닌가.'

랍비는 계속하였다.

'만약 모든 야구 선수들의 타율이 10 할대라면 무슨 재미로 야구를 하고 또 야구 구경을 하겠는가? 인생도 야구와 같은 것이다. 모자람이 있어야 세상사는 의욕과 재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우화(寓話)가 중국에도 있다. 과거에 일곱 번 째 거듭 떨어진 노서생(老書生)이 있었다. 자신보다 글이 짧고 노력도 덜하는 자들이 급제하는데, 자신만 거듭 낙방하는 것은 세상이 불공평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읽던 책들을 팽개치고 옥황상제를 찾아가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할 수가 있습니까

하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상제는 운명의 신과 노력의 신을 불러놓고 노서생이 보는 앞에서 술시합을 시켰다.

노력의 신은 석 잔 만에 쓰러져 버리고 운명의 신은 일곱 잔 만에 쓰러졌던 것이다.

상제는 서생에게 말했다.

보았는가. 인생의 일이란 십중삼(十中三)을 노력이 지배하고, 십중칠(十中七)은 운명이 지배하는 법이다. 다만 십중삼을 다한 후에야 십중칠이 찾아오는 법임을 알아야 한다.”

서생은 감사를 하고 집에 돌아와 팽개친 책들을 다시 수습했다.

인생이 타자(打者)라면, 운명은 투수다. 아무렇게나 휘둘러댄다고 운이 와서 맞아주지는 않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치는 사람도 3  7 푼대를 못 넘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노 아야꼬(曾野綾子)의 아름답게 늙는 智慧  (0) 2021.04.21
데이빗 스원 같은 인생  (0) 2021.04.21
마음먹기에 달렸다  (0) 2021.04.19
억만장자도 가질수 없는 것  (0) 2021.04.18
마음이 움직인다  (0) 2021.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