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能:능할 능. 書:글 서. 不:아니 불. 擇:가릴 택. 筆:붓 필.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
곧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데 종이나 붓 따위의 재료
또는 도구를 가리는 사람이라면 서화의 달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
唐書(당서)歐陽詢傳(구양순전)에 나오는 말이다.
당나라는 중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나라의 하나였다. 당시 서예의 달인으로는 당나라 초기의 사대가로 꼽혔던 우세남‧저수량‧유공권‧구양순 등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書聖(서성) 王羲之(왕희지)의 서체를 배워 독특하고 힘찬 率更體(솔경체)를 이룬 구양순이 유명한데 그는 글씨를 쓸 때 붓이나 종이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저수량은 붓이나 먹이 좋지 않으면 글씨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그 저수량이 우세남에게 물었다.
“내 글씨와 구양순의 글씨를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낫소?”
우세남은 이렇게 대답했다.
“구양순은 ‘붓이나 종이를 가리지 않으면서도(不擇筆紙)’ 마음대로 글씨를 쓸 수 있었다(能書)고 하오. 그러니 그대는 아무래도 구양순을 따르지 못할것 같소.”
이 말에는 저수량도 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
또 ‘능서불택필’은 王肯堂筆塵(왕긍당필진)①과 주현종의 論書(논서)②에 각각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①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속설은 구양순까지이고, 그 이후의 사람들은 붓이나 종이를 문젯거리로 삼게 되었다.
②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니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통설이라고 할 수 없다. 行書(행서)와 草書(초서)를 제외한 楷書(해서)‧篆書(전서)‧隸書(예서)를 쓰는 경우는 붓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붓을 가리지 않을 수 없다.
능력이 부족하니 남 탓 하는 뜻으로
선무당 장구 나무란다 말을 하고 있지만
도구를 골라 쓴다면 더 잘할 수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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