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임기종 2023. 8. 14. 06:10
728x90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능할 능. :글 서. :아니 불. :가릴 택. :붓 필.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

곧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데 종이나 붓 따위의 재료

또는 도구를 가리는 사람이라면 서화의 달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

 

 

唐書(당서)歐陽詢傳(구양순전)에 나오는 말이다.

당나라는 중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나라의 하나였다. 당시 서예의 달인으로는 당나라 초기의 사대가로 꼽혔던 우세남저수량유공권구양순 등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書聖(서성) 王羲之(왕희지)의 서체를 배워 독특하고 힘찬 率更體(솔경체)를 이룬 구양순이 유명한데 그는 글씨를 쓸 때 붓이나 종이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저수량은 붓이나 먹이 좋지 않으면 글씨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그 저수량이 우세남에게 물었다.

내 글씨와 구양순의 글씨를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낫소?”

우세남은 이렇게 대답했다.

구양순은 붓이나 종이를 가리지 않으면서도(不擇筆紙)’ 마음대로 글씨를 쓸 수 있었다(能書)고 하오. 그러니 그대는 아무래도 구양순을 따르지 못할것 같소.”

이 말에는 저수량도 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

능서불택필王肯堂筆塵(왕긍당필진)과 주현종의 論書(논서)에 각각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속설은 구양순까지이고, 그 이후의 사람들은 붓이나 종이를 문젯거리로 삼게 되었다.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니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통설이라고 할 수 없다. 行書(행서)草書(초서)를 제외한 楷書(해서)篆書(전서)隸書(예서)를 쓰는 경우는 붓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붓을 가리지 않을 수 없다.

 

능력이 부족하니 남 탓 하는 뜻으로

선무당 장구 나무란다 말을 하고 있지만

도구를 골라 쓴다면 더 잘할 수 있더라.

 

'한자(漢字)'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다익선(多多益善)  (0) 2023.08.26
다기망양(多岐亡羊)  (0) 2023.08.19
누란지위(累卵之危)  (0) 2023.08.08
누란지위(累卵之危)  (0) 2023.07.30
농단(壟斷)  (0) 202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