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신랑이 있었다. 그는 방사는 물론 여자의 옥문이 어디 있으며 뭣에 쓰는지도 몰랐다. 하루는 그의 친구에게 살짝 묻는다.
“여보게, 옥문이란 뭣이며 무엇에 쓰는지 아는가? 좀 가르쳐 주게.”
“ 그래 옥문도 모르면서 장가는 왜 갔어, 그런 재미도 모르고 산단 말이야. 한잔 톡톡히 내게, 내 그러면 가르쳐 주지”
“가르쳐만 주면 내다 뿐인가. 염려말게, 틀림없다니깐”
“그래 몇 되나 낼 건가? 그럼 내 가르쳐주지. 여자의 옥문은 이렇게 송편같이 생겼어. 언덕에는 검은 털이 나고 가장자리는 붉고 가운데는 구멍이 있는데 그 구멍에 자네의 연장을 넣어 보게, 그러면 알 걸세. 이 술이 아깝지 않다는 걸 알꺼야. 그야 이 세상에서 둘도 없지, 신선이 돼 학을 타고 맘대로 날아다닌다 해도 그 재미만은 못할 걸세. 이제 알겠나”
“어이 고맙네, 이 은혜는 죽어도 있지 않겠네”
신랑의 가슴은 두근댔다.
“오늘 밤 고놈의 옥문을 찾아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재미를 봐야지. 그렇지, 그 전날 친구들에게 낸 술값은 단단히 찾아야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내실로 들어갔다. 내실에는 과연 언덕에 검은 털이 나고 송편같고 가장자리는 붉은 것이 있다.
“아 이것이 정녕 옥문이로구나. 내 연장을 꺼내야지, 그리고 그 구멍에 넣어보자”.
그러면서 눈을 지그시 감고 가만가만 그 구멍에 넣었으나 반응은 의외다. 그것은 마누라의 옥문이 아니고 장인의 입이었다. 퇴퇴하는 장인의 몸부림을 보자 신랑은 옷도 못입고 부랴부랴 부엌으로 도망 쳐 숨을 곳을 찾다가 마침 큼직한 반상 밑에 숨었다. 깜짝 놀란 장인이 계집종을 불러 꾸짖는다.
“이년들아, 소금에 저린 생선을 어디다 뒀기에 고양이가 물어 갔느냐? 그놈이 고기를 물고 내 입 위를 지나갔다. 고양이 잡아라”
하면서 큼직한 막대기를 쥐고 이리저리 찾아다녔다. 마침 부엌에서 손을 소반 아래 넣었다가 신랑의 물건을 만지게 됐다. 아직 침이 마르지 않아 손에 뭉클 묻었다.
“야 이년들아, 내일 아침 조반국은 난 먹지 않으련다. 젓동이 마개를 막지 않아 냄새가 코를 찌르는구나”
신랑은 위기를 겨우 면하고 자리에 돌아와 자고 이튿날 다시 친구들을 찾아가서
“에끼 이 사람들, 속여도 그렇게 속일수 있나. 내가 밤에 해보니 전혀 터무니없는 거짓말 아닌가, 애끼 이 사람들”
하고 항의하자 친구들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떻게 가르쳐야 바로 가르쳐 주나”
“아 이 사람아, 빛깔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 모르니 오늘밤에는 더 붉은 것을 찾아보게. 그러면 틀림없을 걸세, 알았는가?”
그날 밤 신랑이 보니 붉은 것이 은은한데 어젯밤 그것보다는 분명히 더 붉었다.
“옳다, 저것이 분명 옥문이로구나”
하고 옷을 벗어 던지고 슬금슬금 기어가 붉은 것 한 가운데에 푹 집어 넣자마자
“앗! 뜨거”
하고 두 손으로 움켜쥐고 뒤뜰 월계화 숲으로 마구 달려갔다. 신랑이 들이민 것은 다림질하다 남은 숯불이었으니 신랑의 연장이 완전할 리 없다. 게다가 월계화 숲에서 이리 저리 뒹굴었기에 불에 덴 곳에 꽃잎이 온통 붙었다. 이튿날, 신랑이 헛간에서 손으로 하나하나 꽃잎을 떼고 있는데 별안간 장모가 들어오다가 신랑을 부른다. 신랑이 깜짝 놀라 도망친다. 장모는 어처구니가 없어 안방에서 장인과 마주앉아 말하기를
“남의 자식을 귀여워하는 것은 도시 헛일이란 말이 과연 옳구료. 내가 헛간 앞을 지나다 보니 신랑이 꾀꼬리를 잡아 날개를 뜯고 있기에 우는 애기 주려고 부르니 아니 그것이 뭐라고 숨겨 쥐고 도망가 버리잖아요. 남의 자식은 소용없어요. 귀여워한다는 건 도시 헛일이오” -어면순(禦眠楯)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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