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말의 어원 37

임기종 2016. 2. 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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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독섬

일본의 독도망언은 그야말로 억지 떼거리여서 대꾸할 가치도 없지만 그 저의가 괘씸하여 불쾌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흥분을 조금 가라앉히고 평소 우리가 독도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가를 반문해 보면 스스로 부끄러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독도라는 지명 자체가 본래의 이름이 아니고 엉뚱하게 붙여진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자괴심은 더 커질지도 모른다.

독도와 관련된 명칭은 시대에 따라 문헌에 아주 다양하게 나온다. 성종 때의 삼봉도(三峰島)’, 정조 때의 가지도(可支島)’, 19세기 말 이후의 석도(石島)’, ‘독도(獨島)’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런데 지금 울릉도 현지 주민들은 독섬(, ‘돌섬’)’이라는 조금은 색다른 명칭에 익숙하다. 독섬을 뜻하는 를 뜻하는 이 결합된 순수 고유어이다. 지금도 전라도 지역에서는 이라 하고 또 이 지역에는 독섬이라는 섬까지 실제 존재한다. 조선조 말(1883) 울릉도에 대한 재개척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을 때 전라도 사람들이 대부분 이주하였다는 점에서, 울릉도와 인접한, 돌로 된 섬을 자기 지역 말로 독섬이라고 불렀을 가능성이 높다.

문헌에 보이는 석도(石島)’는 바로 우리말 독섬(돌섬)’을 한자로 표기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또 다른 한자어 독도(獨島)’독섬을 한자화하는 과정에서 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자 그저 음이 같은 ()’을 이용하여 만든 엉뚱한 명칭이다. 이로 보면 독도외로운 섬이 아니고 돌로 된 섬일 뿐이다. 한편, 일본 사람들은 17세기 이후 울릉도죽도(竹島, 다케시마)’, ‘독도송도(松島, 마츠시마)’라고 불러 왔다고 한다. 아마 울릉도에는 대나무가 많아서, 독도에는 소나무가 많아서 그러한 명칭을 부여한 것일 터인데 지금도 울릉도에는 대나무가 많기에 그러한 명칭이 제대로 어울리나, 독도에는 소나무는커녕 어떤 나무도 없어 송도(松島)’라는 명칭이 무색하다. 그러나 독도 여러 곳에서 나무 그루터기가 발견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송도(松島)’라는 명칭이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런데 19세기 말 이후 일본에서는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명칭에 아주 심한 혼란이 일어났다. 울릉도를 죽도또는 송도라고도 하고 독도를 송도또는 리앙쿠르라고도 하다가, 1905년 이후에는 독도를 죽도, 울릉도를 지금과 같이 울릉도로 부르게 되었다.

울릉도를 가리키던 죽도가 돌연 독도를 가리키게 되어 실제 독도에 대한 명칭은 사라지게 된 것이다. ‘독도에 대한 자기네 이름(, ‘송도’)도 잃어버린 사람들이 그 땅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니 역사적 사실은 들추지 않더라도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억지인가를 알 수 있지 않은가. 우리도 독섬이전의 순수 우리말은 잃어버렸지만,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독섬이라도 살려 써야 한다. 이제 독도는 동해 바다 끝에 애처롭게 달려 있는 작은 섬이 아니라, 묵직한 돌로 자리를 튼 우직한 섬인 것이다. 출처 : 조항범(趙恒範) / 충북대학교

 

독수리

`독수리과에 딸린 새` 독수리의 독은 `털 빠진 독(禿)`을 쓴다. 독수리의 생김새는 매나 수리와 비슷하고 뒷머리가 벗거져 살이 비치고 목도리를 두른 것 같은 솜털이 있다. 따라서 `머리가 벗어진 수리`라는 뜻으로 만든 말임을 알 수 있다. 출처 : 우리말 어원

 

, 도전, 도환

그 돈은 돌고 돈다. 그래서 돈이라 했다던가.

그러나 그 말의 생겨남에서 보자면 "돌고 도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刀環"설이 그것이다(金柄夏 교수의 논문 삼국시대의 刀選好 사상曺秉順 씨의 "돈 이야기"=동아일보, 93. 9. 20 ).그에 의할 때 중국에서는 """"의 뜻으로 사용되었고 우리 나라에서는 오랫동안 명도전(明刀錢:중국 전국 시대 나라에서 사용되던 화폐로서 우리의 고대 무덤에서도 많이 출토됨)이 유통된 전통이 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자를 꺼리지 않고 왕비의 이름(신라 법 흥왕비는 巴刀, 진흥왕비는 思刀 )에까지 썼다는 것이다. ""가 어느 때부터 ""으로 된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도환"(刀環)이 혼용되다가 "도환"으로 불리기 시작했 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도환은 "칼고리"라는 뜻으로서 명도전처럼 고리가 달린 "도전"을 가리키며 나중에 동전의 고리(구멍)로서 그 흔적을 남긴다고도 덧붙이고 있다.

"도전"은 생긴 모습이 칼과 같기 때문에 그 이름이 생겼다(漢書 : 食貨志下). 북한 지역에서 출토된 명도전도 바로 그 칼 모양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도전", "도환" 외에 도포(刀布)라고도 했다. ""는 물론 돈의 꼴이 칼과 같아서였지만 ""는 그 옛 글자의 꼴이 칼과 같아서 그렇게 불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천하에 "분포"(分布)되어 유행한다는 뜻으로 그렇게 불렸다는 설도 있다. 그렇다 할 때 이 "도포""""돌고 도는 돈"이라는 이름의 원류를 생각게 하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기문(記文출토지·모양 등에 따라 이름도 여러 가지인데 ""라는 돈 이름에 삼자도(三字刀)네 안양도(安陽刀)네 하는 것이 있듯이 ""라는 돈 이름에도 안양포(安陽布평양포(平陽布)…… 하는 것들이 있다. 관자(管子) 등에 의할 때 주옥(珠玉)을 상폐(上弊), 황금을 중폐(中幣)라고 하는 데 비해 "도포"는 하폐(下幣)로 치고 있다. 지룡(地龍)에서 "지렁이"라는 말이 나왔고 백채(白寀)에서 "배추"라는 말이 나왔듯이 돈 또한 도환(刀環)에서 왔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돈의 생태로 보자면 역시 돌고 도는 돈에서 왔다는 쪽이 더 그럴싸해진다. 출처 : [박갑천, 재미있는 어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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