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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목 - 이육사 -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湖水)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인문평론>(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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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사랑/오기일
장미빛 그리움을 노을로 물들이고
연연히 맺힌 망울 화사하게 피워 내도
가녀린 바람결마저 꽃잎 속에 재웠다.
빛깔에 향기 실어 하늘 가득 뿜어 내도
아무 것 바라잖는 호젓한 그대 뜨락
달빛드 종소리가 꽃 그림자로 어린다.
두고 갈 이름 하나 아련히 되뇌이며
표표히 지는 세월 홀씨 펄펄 날리우곤
속사랑 제 풀에 겨워 눈꽃 마구 피워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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