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0. 12. 12:50
728x90



교목 - 이육사 -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湖水)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인문평론>(1940)-

------------------------------------

속사랑/오기일

 

 

장미빛 그리움을 노을로 물들이고

연연히 맺힌 망울 화사하게 피워 내도

가녀린 바람결마저 꽃잎 속에 재웠다.

 

빛깔에 향기 실어 하늘 가득 뿜어 내도

아무 것 바라잖는 호젓한 그대 뜨락

달빛드 종소리가 꽃 그림자로 어린다.

 

두고 갈 이름 하나 아련히 되뇌이며

표표히 지는 세월 홀씨 펄펄 날리우곤

속사랑 제 풀에 겨워 눈꽃 마구 피워 낸다.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10.17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10.14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10.11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10.10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