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0. 3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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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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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을 하면서 /양계향

 

포근한 털실 속에

사랑도 불어 넣어

 

한코 한코 정성으로

뜨개질을 하다 보면

 

손 끝에

아지랑이가

구름처럼 피어난다

 

인터넷 빠른 세상

어울리지 않다지만

 

시간 속에 정을 엮은

고운 옷을 만들려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손가락을 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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