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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天(동천)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은 눈썹을
지난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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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 유권재
오! 떨어지기 위해 매달려 있음이여
세상 어느 축복이었기에 떨치지 못하는가
어차피 우리 모두는 떨어지면 그 뿐.
철저히 야위어 버린 추억의 뼈마디여
한 때 사랑하던 이름조차 잊은 지금
고정된 그리움이란 얼마나 초라한가.
가만 생각해 보라. 멀지 않은 지난날부터
소리없이 소멸되는 시간도 무시한 채
얼마나 많은 날들이 꿈만 무성하였는가.
초조하구나. 봄은 아득히 기억에만 존재하고
부르지 않더라도 밀려오는 어둠 앞에
아직도 그 낡은 집착을 버릴 수가 없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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