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1. 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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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天(동천)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은 눈썹을   

지난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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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 유권재

 

! 떨어지기 위해 매달려 있음이여

세상 어느 축복이었기에 떨치지 못하는가

어차피 우리 모두는 떨어지면 그 뿐.

 

철저히 야위어 버린 추억의 뼈마디여

한 때 사랑하던 이름조차 잊은 지금

고정된 그리움이란 얼마나 초라한가.

 

가만 생각해 보라. 멀지 않은 지난날부터

소리없이 소멸되는 시간도 무시한 채

얼마나 많은 날들이 꿈만 무성하였는가.

 

초조하구나. 봄은 아득히 기억에만 존재하고

부르지 않더라도 밀려오는 어둠 앞에

아직도 그 낡은 집착을 버릴 수가 없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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