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1. 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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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화 (墨畵) - 김 종 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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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한 장 섬이 되어 /김 광 순

 

 

낙엽 한 장 섬이 되어 끌고 가는 십일월은

눈 시린 흐름 속에 삭지 못한 피톨처럼

자잘한 들꽃의 혼불

둥지 위에 뜨겁다

 

바위라도 치고 싶다, 숨겨둔 파도자락으로

밤은 자꾸 깊어져 목축이는 불면의 섬

삼십 촉 추억을 베고

안겨오는 첫눈처럼

 

썰물과

한데 얼려

흐르는 풍금소리

나직이 다가와 꿈의 조각 쓰다듬던

바다의 은빛 소리가 섬을 온통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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