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2. 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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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적막 -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로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나간다.

그 공기 속에 나도 즉시

적막으로 一家를 이룬다

그걸 만든 손과 더불어.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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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不眠)의 밤에 /정 태 모

 

눈에

삼삼이는

그녀를 그리면서

 

법화경 한질을

더듬거려 다 읽었네.

 

마음을

다독이면서

뜬 눈으로 새운 밤.

 

오경초가 지나도록

하늘은

물빛 그늘

 

몰래

잔디 위에

찬이슬을 밟느라니

 

내 영혼

흰구름 타고

그녀 방을 엿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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