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1. 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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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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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자락 /박 임 서

 

잃은 것 얻는 것에

연연할 것 없는 마음

황금빛 노을 속에

깊이 묻어 잠재우고

빈 가슴

여기 또 하나

초록별로 뜨는 밤

 

천년을 산다한들

한이 없을 가슴 있나

파도에 부숴져서

표류하는 시간들

만남도

헤어짐도 다

적막한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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