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1. 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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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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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래 / 如心 이 인자

 

온 몸을 다 태우고 모두가 떠난 자리

물방울에 담겨진 영혼을 바라본다.

무채색 붓길 따라서

출렁이는 생의 물결

 

숫자를 지워가듯 시간을 헤아리면

침묵도 아름다운 푸르른 이야기들

마지막

길 끝나는 곳

긴 그림자 머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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