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2. 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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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밥 - 함민복

 

()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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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앞에서/전 석 종

 

제 운명 제가 지고

천수(天壽)를 기다린 염원(念願)

 

바람 앞 기울어져도

지나면 흔적(痕迹)지워

 

상처(傷處)난 가슴 들고도

탓 하잖는 품새이다.

 

거센 바람 쓸려가도

울잖는 나무련데

 

잔 바람만 남아서

바람결로 대신 우는

 

부끄러 맘 못 둬 있는

가슴 속의 자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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