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2. 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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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 박목월  

 

()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三百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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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서 만난 바람 김정희

 

연못으로 갈거나

연꽃 마나러 온 바람같이

수런대는 연잎만 남아 수화(手話)를 읊조리는 곳

눈감고 헤아려보는 그윽한 영혼의 나라.

 

그대 말씀 언저리

산울림인가 먼 종소리

진구렁에 발 딛고 발못 빼지 못해도

빛 부신 화엄(華嚴)의 날을 꿈꾸며 살라 하네.

 

연못에서 만난 바람

옷깃을 스치누나

저문 날 들녘에서 이마 맞대는 인연

꽃인 듯 그림자인 듯 무릎 꿇고 맞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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