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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 - 안도현 -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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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서공식
어디나 주렁주렁 감이 열린 길을 가면
스치고 지나가도 내 마음엔 고향이다
간혹은 꿈속에서도 감나무가 보인다.
오스른 새벽길로 맑은 바람 다가오면
꿈 꾸는 내고향의 잘 익은 감 눈에 서려
타향에 허둥진 발길 잠시 쉬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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