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2. 27. 07:33
728x90


간격 - 안도현 -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



고향 서공식

 

어디나 주렁주렁 감이 열린 길을 가면

스치고 지나가도 내 마음엔 고향이다

간혹은 꿈속에서도 감나무가 보인다.

 

오스른 새벽길로 맑은 바람 다가오면

꿈 꾸는 내고향의 잘 익은 감 눈에 서려

타향에 허둥진 발길 잠시 쉬라 이른다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3.03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3.02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2.24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2.23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