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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開花) - 이호우 -
꽃이 피네, 한 잎 두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이호우 시조집>(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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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법 김수자
손 타면 다칠까봐 시렁에 얹어 놓고
햇살 무늬 짓고 달빛 결 고르며
영혼이 구슬 빚듯이 온 정성 기울였지.
관념의 틀을 씌워 씨롱에 담아 두고
잎 트나 꽃 피려나 이참 저참 기다리다
어느 날 문득 열어보니 그 속 텅텅 비어 있네.
사랑은 가꾸는 것 꽃처럼 가꾸는 것
살아서 생동하는 웃고 우는 감정인 걸
세월 다 보내버리고 이제 내가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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