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3. 6. 07:54
728x90




개화(開花) - 이호우 -

 

꽃이 피네, 한 잎 두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이호우 시조집>(1955)-

-------------------------------------------



사랑법 김수자

 

손 타면 다칠까봐 시렁에 얹어 놓고

햇살 무늬 짓고 달빛 결 고르며

영혼이 구슬 빚듯이 온 정성 기울였지.

 

관념의 틀을 씌워 씨롱에 담아 두고

잎 트나 꽃 피려나 이참 저참 기다리다

어느 날 문득 열어보니 그 속 텅텅 비어 있네.

 

사랑은 가꾸는 것 꽃처럼 가꾸는 것

살아서 생동하는 웃고 우는 감정인 걸

세월 다 보내버리고 이제 내가 알겠네.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3.08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3.07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3.03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3.02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7.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