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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 박남수 -
살아 있는 얼굴을
죽음의 굳은 곳으로 데리고 가는
거울의 이쪽은 현실이지만
저쪽은 뒤집은 현실.
저쪽에는 침묵(沈默)으로 말하는
신(神)처럼 온몸이 빛으로 맑게 닦아져 있다.
사람은 거울 앞에서
신의 사도(使徒)처럼 어여쁘게 위장(僞裝)하고
어여쁘게 속임말을 하는
뒤집은 현실의 뒤집은 마을의 주민이다.
거울은 맑게 닦아진 육신을 흔들어
지저분한 먼지를 털듯, 언제나
침묵으로 말하는 신(神)처럼 비어 있다.
비어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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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소리 김몽선
창백한 달빛으로
바람처럼 헤적이며
전신을 핥고가는
전율로 다가 왔다
내 가슴
구석구석에
화석으로 자리하고.
끝없는 우주 한 켠
먼 빛으로 깜박이다
은하수 별밭 가에
살구꽃이 되었다가
종내는
못다한 인연
가슴 속에 듣는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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