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3. 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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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에서 - 정호승 -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 강 강 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슬픔이 기쁨에게>(19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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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산정에서 홍준오

 

끝내 신열 앓아

피로 멍든 가을 단풍

버릴 것 죄다 버리고

가벼이 떠나도 좋을

오늘사 금빛 노을을

강심에나 헹구는 산

 

카랑한 하늘이라

높아 더욱 허랑한 품

바람은 나목을 세워

푸른 날 휘두르지만

내 생령 거듭 닦이어

저 빛나는 구름 자락

 

산이여 너를 배워

어리메 내가 서랴

낙엽 다 지운 가슴

무소유의 그 그득함

한 천년 법열에 젖는

말씀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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