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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에서 - 정호승 -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 강 강 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슬픔이 기쁨에게>(19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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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산정에서 홍준오
끝내 신열 앓아
피로 멍든 가을 단풍
버릴 것 죄다 버리고
가벼이 떠나도 좋을
오늘사 금빛 노을을
강심에나 헹구는 산
카랑한 하늘이라
높아 더욱 허랑한 품
바람은 나목을 세워
푸른 날 휘두르지만
내 생령 거듭 닦이어
저 빛나는 구름 자락
산이여 너를 배워
어리메 내가 서랴
낙엽 다 지운 가슴
무소유의 그 그득함
한 천년 법열에 젖는
말씀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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