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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의 독백 -사소단장 - 서정주 -
노래가 낫기는 그 중 나아도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
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에도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낯 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벼락과 해일(海溢)만이 길일지라도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신라초>(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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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이영도
봄빛 겨운 뜰에
목메어 우는 인경
천년 맺힌 원願은
영지影池에 멀리 찬데
석가탑 소슬한 끝에
창창한 법열이 탄다.
석 굴 암
고개 올라서니
하늘이 안겨 든다
억만 창생은
번뇌에 잠겼는데
드높이 다른 하늘 이르시며
입은 웃고 계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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