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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위한 서시 - 김춘수 -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存在)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新婦)여.
-<문학예술>(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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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이은상
여기 잔디밭이
봄을 기다리고 있읍니다
먼~하늘로서 오는
신비한 소식을 들으려고
메마른 풀잎 풀잎이 모두
귀를 기울이고 있읍니다
참새 두세 마리
그 뾰족한 혀 끝으로
삼월을 구슬마냥
아침내 굴리고 갔읍니다
파~란 세계를 그려보는
고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1960.3.3 시조문학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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