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5. 1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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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위한 서시 - 김춘수 -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存在)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新婦).

 

-<문학예술>(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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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은상

 

여기 잔디밭이

봄을 기다리고 있읍니다

~하늘로서 오는

신비한 소식을 들으려고

메마른 풀잎 풀잎이 모두

귀를 기울이고 있읍니다

 

참새 두세 마리

그 뾰족한 혀 끝으로

삼월을 구슬마냥

아침내 굴리고 갔읍니다

~란 세계를 그려보는

고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1960.3.3 시조문학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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