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퇴근길

임기종 2018. 2. 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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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동장군 기세 떨친 어스름한 퇴근길

시골냄새 풍기는 시장길 모퉁이에

통통한 돼지머리가 환하게 웃고있다.

 

가던 길 멈춰섰다 각으로 꺾은 용기

뚱뚱한 주모 얼굴 슬쩍 훔쳐보면서

살며시 미소를 짓네 음흉한 그 의미는.

 

내장에 코끝 섞어 팔팔 끓인 투가리

다대기 들깨 가루 듬뿍 넣어 맛보니

넘치는 소주잔위에 침이 먼저 맴돌고.

 

국물에 적신 순대 후후 불어 식히고

짭쪼롬 새우젓에 마늘 한쪽 얹으면

행복이 이만한 것을 무얼 더 원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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