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시인을 만나다

임기종 2024. 8. 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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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만나다

 

오래전 인사동의 그림 마당 민에서

말투가 어눌하신 촌로 한분 만났다

한참 후 돌아 봤더니 천상병 시인이다.

 

막걸리 한잔이면 한 끼로 그만이니

더 이상 바라는 건 사치일 뿐이라며

돌아간 그 훗날에는 즐거웠다 하리라던.

 

같이 온 여인네가 시인에게 묻는다

선생님오늘은 시를 몇 편 쓰셨어요

새벽에 두 편 썼거든 그만하면 됐지 뭐.

 

한편을 쓰더라도 천 번을 갈아내야

글 같은 글되는데 천재가 맞는 갑다

스스로 자신을 아는 게 쓰기보다 어렵던데.

 

매사가 욕심으로 이루어 질 것이면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마음이 조급한 탓에 생각으로 책을 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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