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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만나다
오래전 인사동의 그림 마당 민에서
말투가 어눌하신 촌로 한분 만났다
한참 후 돌아 봤더니 천상병 시인이다.
막걸리 한잔이면 한 끼로 그만이니
더 이상 바라는 건 사치일 뿐이라며
돌아간 그 훗날에는 즐거웠다 하리라던.
같이 온 여인네가 시인에게 묻는다
선생님, 오늘은 시를 몇 편 쓰셨어요
새벽에 두 편 썼거든 그만하면 됐지 뭐.
한편을 쓰더라도 천 번을 갈아내야
글 같은 글되는데 천재가 맞는 갑다
스스로 자신을 아는 게 쓰기보다 어렵던데.
매사가 욕심으로 이루어 질 것이면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마음이 조급한 탓에 생각으로 책을 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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