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논 개  - 변영로(卞營魯)

임기종 2015. 11. 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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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개  - 변영로(卞營魯)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 맞추었네.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신생활} 3, 19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