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10. 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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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배 박용철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간련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에도 눈에 익은 아 --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돌아다 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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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河回)의 촌가 박 순 화

 

가진 만큼 헤아리던 백의의 혼이련가

문 두드리면 그리운 이 버선발이 뵐 것 같아

호롱불 심지 돋우며 판담길을 걷는다.

 

식솔들 살갑던 정 문풍지의 떨림인가

밥짓는 저녁연기 굴뚝마다 필 것 같아

세월을 훌쩍 넘고 선 만송정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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