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10. 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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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께서 부르시면 신석정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湖水)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근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 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란 하늘에 백로(白鷺)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볓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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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鐘     송 길 자



애당초 내 사랑은

울 수 조차 없는 하늘


아니지, 매 맞고 일어서서야

둥그렇게 우는 天地


눈물이

되돌아 와서

감겨드는 내 사랑은.



산이 높아 못 넘으며

들이 넓어 못 건너리


작은 종 하나의 무게로

그 하나의 설움으로


한 발 더

그에게 다가가

난 울으리 흔들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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