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156

육담(肉談) .여섯가지 기쁨

얼굴은 예쁘지만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처녀가 있었다. 나이 열 다섯이 되자 그녀의 부모가 혼례를 서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아가씨가 이웃집 총각을 찾아간다. 처녀를 본 총각이 “ 얘, 너. 곧 시집간다지. 하지만 연습도 하지 않고 시집을 갔다가는 첫날밤에 어려운 일이 있을 텐데 ” 하고 말하자, 처녀가 하는 말“ 그게 뭐야, 가르쳐 줄 수 있어” “ 물론 내가 가르쳐 주지”총각이 처녀를 토굴 속으로 데리고 들어가 실습을 시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계집이란 여섯가지 기쁨을 갖춰야만 비로소 운우의 극치를 알 수 있어. 계집이 사내의 귀여움을 받느냐 못 받느냐는 모두 여기에 달려 있지”“ 그럼 그 기쁨이라는 게 뭐야 ” 음흉한 총각이 의젓하게 여섯가지 기쁨을 외운다.“ 첫째로 착(窄)이니 좁아야 하고 ..

해학과 재치 2024.11.20

육담(肉談) .아니 이게 뭐야

육담(肉談) 35.아니 이게 뭐야 어느 산파가 한 임산부 집에 왕진을 갔다. 그런데 그 집 남자가 산파의 얼굴이 예쁜 걸 보고 딴 생각이 났다. 그 남자는 즉시 빈집을 한 채 얻어 병풍과 족자 등 가구를 차려 안방처럼 꾸민다. 그리고 방을 캄캄하게 한 후 벌거벗고 이불 속에 드러눕는다. 여종에게 마당에 약탕관을 설치하고 궁귀(芎歸) 등속을 쪄 출산이 가까운 것처럼 한 후 교자(轎子)를 보내 산파를 불러 왔다. 산파가 방안으로 들어와 이불 속에 손을 넣어 산모의 윗배에서 아래까지 이곳저곳 주무르는데 배가 별로 부르지도 높지도 않다. 산파가 이상해 다시 여러 번 아래위를 어루만지다가 음문(陰門) 근처에 다다르니 남자의 양물(陽物)이 크게 솟구쳐 배꼽을 향해 누워있다. 산파가 깜짝 놀라 뛰쳐나오니 여종이 웃으..

해학과 재치 2024.11.15

육담(肉談) .마부장(馬部長)과 우별감(禹別監)

어느 기생이 집에 찾아오는 손님을 대접하는데 대개가 한두 번씩은 상관한 위인들이다. 한 사람이 먼저 와서 자리에 앉아 있는데 두 사람이 짝을 지어 또 들어온다. 그러자 기생이 하는 말이“마부장(馬部長)과 우별감(禹別監)이 오시는군.” 얼마 후에 또 두 사람이 들어오니 “여초관(呂哨官)과 최서방이 오시는도다.” 한다. 먼저 온 자가 가만히 바라보니 지금 들어 온 네 사람의 성이 김씨요, 이씨인데 마씨니 여씨니 우씨니 최씨니 하는 것이다. 그래서 네 사람이 각각 돌아간 후 기생에게 묻는다. “네가 손님들의 성씨를 그토록 모르느냐” “그 분들이 다 나하고 친한지 오래된 사람들인데 모를 리가 있소이까? 마씨,여씨 등의 성을 붙인 것은 밤일을 치룬 다음 제가 지은 별호(別號)들이 올시다” 하고 설명한다. “그중 ..

해학과 재치 2024.11.14

육담(肉談) . 과부의 보시

가난하지만 오랫동안 정절을 지키고 사는 과부가 있었다. 어느 저녁 무렵 석장(錫杖)을 든 노승이 과부 집 문을 두드리며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한다. “제 집은 워낙 가난하고 또 남정네 없이 홀로 단간 방에 살 뿐이니 딴 데로 가십시오” 하고 과부가 말한다. 그러자 노승은 “ 날은 저물었고 주변에 인가가 없으니 하루 밤 재워 주시면 그 은혜가 크리다” 하고 간청한다. 과부가 어쩔 수 없어 허락하고 보리밥과 토장국을 한상 차려드리니 스님이 달게 먹었다. 과부는 늙은 스님을 아랫목에서 쉬게 하고 자기는 윗목에서 자는데 옷도 벗지 않고 그냥 잔다. 서로 잠이 오지 않아 끙끙대던 중 스님이 잠든 체하고 다리를 여주인 허벅지 위에 올리자 여인이 공손히 내려놓는다. 얼마 후 또 한 손을 여인의 가슴 위에 놓자 여인이..

해학과 재치 2024.11.13

육담(肉談) .스님이 축원하니

시골 스님이 서울 경치가 좋다는 소리를 듣고 송기떡과 깨 밥을 싸가지고 남문에서 동쪽을 향해 가다가 사직동 뒷길에 이르렀다. 이미 날이 저물매 인경 칠 때가 다 됐는데 잘 곳이 없다. 밤에 순라꾼에게 붙잡힐 것 같아 한 재상가의 집 뒤 행랑 굴뚝 옆에 숨어 파루 칠 때를 기다리는데 밤이 깊어 삼경이 되자 온천지가 고요하다. 문득 그집 행랑방에서 한 사내가 그의 처에게 하는 말이 들린다. “우리 두 사람이 밤마다 그 일을 빼지 않고 하되 헛되이 정혈(精血)만 낭비하고 아직까지 자식 하나 얻지 못했으니 심히 괴상한지라 이는 반드시 축원을 하지 않고 일을 하기 때문이니 지금부터 원하는 바를 정성을 다해 입으로 축원 드리는 것이 좋을 것이오.” 하자 여인이 “그걸 진작 그렇게 할 걸 그랬어요” 하며 남편을 향해..

해학과 재치 2024.11.12

육담(肉談) . 도대체 뭔 소린지

거시기라는 마을에 모로쇠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맹인이었으나 땅에 떨어진 개털도 찾을 수 있고 귀가 먹었지만 개미가 씨름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코가 막혔으나 쓰고 단 냄새를 맡을 수가 있었고 말 못하는 벙어리인데도 구변이 떨어지는 폭포수와 같더라. 다리(?)를 절지만 아들, 딸 구남매를 뒀고 집은 낡아 초라해도 항상 눈같이 하얀 털을 가진 말을 타고 다녔는데 그 모습이 숯섬에 먹칠한 것 같았다. 언제나 자루도 날도 없는 낫을 띠도 매지 않은 허리에 차고 2월 3,7일에 산에 들어가 풀을 베니 양지쪽에는 눈이 아홉 자나 쌓였고 응달에는 풀이 무성해 키 넘을 정도였다. 드디어 낫을 들어 풀을 베려 하는데 머리, 몸통, 꼬리도 없는 다리가 세 개나 달린 뱀이 나타나 보일락 말락 하더니 갑자기 덤벼들어..

해학과 재치 2024.11.11

육담(肉談) .청상과부의 욕심

어느 부잣집 청상과부가 매일 젖어미와 함께 잠을 잤는데 하루는 젖어미가 병이 들어 자기 집으로 돌아가자 이 과부가 이웃집 여인을 불러 말하기를 “젖어미가 출타해 혼자 자기 무서우니 아주머니 집 종 고도쇠(高道釗)를 보내 주시면 저녁을 잘 대접할 테니 저를 지켜주심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이웃집 아주머니가 곧바로 고도쇠를 보내줬다. 고도쇠는 나이 열여덟에 우둔하고 좀 모자라는 놈이다. 고도쇠가 과부 집에 와서 저녁밥을 얻어먹고 당상(堂上)에서 누워 자는데 코고는 소리가 우레 같았다. 아직 한번도 여자를 경험하지 못한 순수한 양물이 뻣뻣이 일어나서 잠방이 속을 뚫고 나와 당당하게 뻗치고 섰다. 밤이 깊어 적막해지자 호기심 많은 어린 과부가 이를 보고 갑자기 음심이 발동해 가만히 고도쇠 바지를 벗기고 자기의 ..

해학과 재치 2024.11.10

육담(肉談) . 멍청한 것은 남자

선비 최생(崔生)은 부친이 함흥 통판(通判)으로 부임하자 따라갔다. 최생은 그곳에서 한 기생을 사랑했는데 후에 그의 부친이 전보되자 그 역시 기생과 서로 헤어지게 된다. 이별하던 날, 기생이 최생의 손목을 잡고 울면서 말한다. "한 번 하직하면 다시 만날 기회가 없으니 원컨대 도련님 신변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 하나를 선사하시어 서로 잊지 않을 징표를 삼는 것이 어떨까요?" 결국 최생은 이 말에 감동해 이빨 하나를 빼 주고 길을 떠났다. 중도에 길가 나무그늘 밑에서 말을 먹이다가 기생 생각이 나자 눈물을 짓는다. 그때 한 청년이 오더니 역시 눈물을 뿌리며 훌쩍거린다. 또 한 청년이 그 뒤 이어 오면서 역시 눈물을 흘린다. 최생은 마음속으로 괴이하게 여겨 "너희들은 무슨 이유로 우는가?" 하고 물었다. 그러..

해학과 재치 2024.11.09

육담(肉談) .정신없는 사람

옛날에 어떤 사람이 어찌나 건망증이 심하던지 제 성과 이름자도 곧잘 잊어버린다. 하루는 나들이를 가는데 활갯짓을 하며 걸으니까 담뱃대가 앞으로 왔다 뒤로 갔다 한다. 손이 뒤로 가서 담뱃대가 안 보이면 "어, 내 담뱃대 어디 갔나" 하고 팔이 앞으로 와서 담뱃대가 보이면 "아, 여기 있구나." 하는 것이다. 손이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어, 내 담뱃대 어디 갔나" "아, 여기 있구나." 가다 보니 덥고 다리가 아파 쉴 곳을 찾는데 마침 맑은 개울물이 보인다. 이 사람이 갓과 옷을 나무에 걸고 신을 벗어 바위 위에 얹은 후 목욕을 한다. 목욕을 하고 나와 보니 나무에 자기가 벗어 놓은 갓과 옷이 보인다. "어, 웬 정신없는 사람이 여기다 이런 걸 벗어 놓고 갔지? 이건 내가 입어야겠다" 옷과 갓을 입고 ..

해학과 재치 2024.11.08

육담(肉談) . 고양이에게 어물전을 맡겨서야

어느 선비가 예쁜 첩을 하나 뒀다. 하루는 첩이 고향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하자 선비는 남녀간의 음사(淫事)를 알지 못하는 놈에게 첩을 따르게 해야지 생각하고 종들을 불러 "너희들은 옥문이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묻는다. 그때 어리석은 듯하나 속으로 엉큼한 한 종놈이 더듬거리며 하는 말이 "그것이야 말로 바로 양미간에 있습지요" 하고 대답한다. 선비가 기뻐하며 그 종에게 첩을 따르게 했다. 두사람이 집을 떠나 큰 냇가에 당도하자 첩이 잠깐 쉬자고 말한다. 그 동안 종은 벌거벗고 개울 속에서 미역을 감는다. 첩이 종놈의 양물을 문득 보니 워낙 크고 실함에 반해 놀리면서 하는 말이 "네 두 다리 사이 고기로 된 막대기는 대체 무엇이냐" 종놈이 대답한다. "날 때부터 있던 혹부리 같은 것이 점점 돋아나더니 오늘날..

해학과 재치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