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272

한잔 주게

옛날에 팔푼이가 장가를 갔는데 여편네 다룰 줄을 몰랐다. 여편네가 아무리 신호를 해도 응답이 없었다. 그래서 하루는 새참을 함지에 담아 이고는 남편이 김을 매고 있는 밭으로 갔다. 남편이 밭의 비탈진 곳에서 새참을 먹는 동안 부인은 비탈진 언덕 위에 앉아 삼베치마를 썩 걷어 올렸다. 속고쟁이 사이로 자신의 아랫도리가 보이도록 하여 남편을 자극시키려는 것이었다. 남편은 연신 밥을 먹으면서 자꾸 여자의 아랫도리를 보게 되었다.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고 머리를 흔들기도 하면서 자세히 관찰한 남편은 아주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새참을 다 먹은 남편이 아내에게 물었다."여보, 당신 그게 어째 그렇게 생겼소?"그러자 아내가"아, 밥함지를 이고 오다 탁 넘어졌는데, 수수글갱이(그루터기)에 상처를 입어 이렇게 됐지요"하고..

해학과 재치 2025.04.15

하나 반이오

옛날 강감찬 장군이라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재간동이지만도 마을에 무슨일을 하게 되면 하여간 짓궂은 짓도 잘했대. 이 동네 색시들은 봄이 되면 물마중을 가는데 어느날 강감찬이 발가벗고서는 기름독에 들어갔다 나와서 밀가루 독에 들어갔다 나온 뒤 여자들이 물마중 가는 길가의 큰 고목나무 위에 앉아서는"여봐라, 거기 다 섰거라."그러니 온 각시들이 옷을 곱게 입고 가다가 깜짝 놀라 모두 섰다."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옥황상제인데, 너희 말이야, 남편이 몇명인지 제대로 다 말하거라. 내가 낱낱이 알고 있지만 만약에 너희들이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단박에 너희들의 모가지가 달아날 줄 알거라."여자들이 가만히 보니까 겁이 덜컥 나거든? 머리고 온몸이고 허연게 옥황상제는 한 번도 본적이 없지만 정말 옥황상제인가 했겠지. ..

해학과 재치 2025.04.14

시원한 복수

어느 날 안 정승이 길가는 중을 불렀다."스님, 여쭐 일이 있습니다.""무슨 일입니까?""우리 궁궐에 말입니다. 권 정승이라고 있는데, 나는 안 정승이고, 이 권 정승이 자꾸만 농담으로 나를 욕하는데, 나 이거 원, 권 정승을 어떻게 욕을 해 주면 좋겠습니까?""그러면 날을 정해 권 정승을 안 정승 집으로 청해 주시오. 그럼 내 그때 지나갈 테니까 나를 불러 주시오. 그러면 내가 알아서 하겠습니다."안 정승은 중에게 이 같은 약속을 받았다. 약속한 그날 중이 안 정승 집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여보시오, 여보시오, 대사.""예.""이리 오슈. 우리 술이나 한잔 합시다"중이 떠억 들어가서 술을 한잔했다. 권 정승이 있다가 중에게 물었다."대사, 성이 뭐요?""예, 저는 성이 복잡합니다. 우리 오마니가 얼마..

해학과 재치 2025.04.13

용기 있는 남자

한밤중에 어느 신혼부부가 사는 집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이 도둑질하러 들어왔다가 한 구석에서 떨고 있는 색시를 보자 생각이 달라졌다."여 봐."하고 도둑이 방 한쪽 구석에 금을 긋고 남편을 금 안으로 몰아넣고는 말했다."이 금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와 봐라. 알지?"하고 위협을 했다.신랑은 도둑이 색시에게 달려들어 욕을 보이는 것을 멀거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 일을 마친 도둑이 유유히 사라지자 신부가 신랑을 향해 '겁쟁이' 라고 투덜댔다."이 꼼생이 같은 놈아."아내가 신랑에게 욕을 해 주고는 이 사실을 포도청에 알렸다. 오래지 않아 포졸들이 달려왔다. 포졸이 남편에게 물었다."그래, 임자는 도둑이 시키는 대로 얌전히 서 있었단 말이오?"그러자 남편이 부연히 대답했다."천만에요. 난 용기 있는 남자요. ..

해학과 재치 2025.04.12

쥐어 줘도 모른다

옛날 어느 집에서 일곱 살 먹은 처녀를 민며느리로 맞아들였다.며느리가 열서너 살 접어들자 이제는 음양의 이치를 알 때도 됐다고 여긴 시부모가 성급하게 며느리를 아들 방에 들여보냈다. 장성한 아들이 그걸 아는가 싶어서 자기 연장을 색시 손에다 한번 쥐어 줘 보았다. 뭔지 모르겠지만 촉감이 좋고 기분이 이상해 남편 연장을 쪼물락거렸더니 금세 부풀어 올라 손바닥 안이 그득해져 꼭 터질 것만 같았다. 덜컥 겁이 난 며느리가 얼른 잡았던 것을 놓고 시어른 방문 앞에 가서"아버님, 어머님!"하고 부르자 방안에서"와 그라노?""서방님이 살꽁지를 손에 쥐어 주는데 자꾸 커져 가지고 밤새도록 놔두면 한방 넘칠 것 같아요."며느리의 이 말에 시어머니가 장탄식을 하며"모르는 것은 쥐어 줘도 모른다더니 네가 바로 그짝이구나!"

해학과 재치 2025.04.11

학질치료

어떤 재상의 처가 집에 어린 여종이 있었다.이름은 향월(向月)이요, 나이는 18세에 제법 자색을 지녔다.재상은 늘 향월을 사랑해 보려 하였으나,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때마침 향월이가 학질에 걸려 고생을 하는 중이었다. 그때. 재상의 벼슬은 내국의 제조(提調)였다. 하루는 그의 장모가 사위인 재상에게 청하기를,“우리 향월이가 학질로 고생을 하는데, 내국에는 반드시 좋은 약이 있을 것이니 한번 약을 구해서 치료해 주는 것이 어떻겠는가?”하기에 그는,“그럼, 어느 날 어느 때 그 병이 더 심해지는지요?”하고 묻자. 장모는,“바로, 내일이라네.”하고 대답하니 그 재상은,“그럼, 내일 공무를 끝낸 뒤에 좋은 약을 갖고 올 터이니, 뒷동산 깊숙한 곳에 커다란 병풍을 둘러 자리를 만드십시오. 그리고 그 안에 향월을..

해학과 재치 2025.04.09

한강변 암소방울

한 청년이 이웃 과부에게"사람의 성적 충동은 여자가 남자보다 두 배로 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아주머니! 이 말이 사실일까요?"이에 과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남자가 오히려 여자보다 두 배 이상 강하다고 우겼다. 청년이 일부러 과부의 감정을 돋우면서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 체하니, 과부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그러면 실제로 실험하여 한번 증명해 보기로 하자."과부는 청년의 유인 작전에 그만 넘어가고 만 것이었다. 과부의 말을 들은 청년은 작전이 성공하여 속으로 좋아하면서도 못이기는 체 그렇게 해보자고 동의했다.그래서 과부를 눕혀 옷을 벗겨 놓고 한 참 동안 몸을 만져 분위기를 고조시킨 다음"아주머니! 제가 최선을 다해 기분을 돋우는 동안, 저는 '어모장군 용양위 부사직(禦侮將軍龍釀衛副司直)' 이란..

해학과 재치 2025.04.08

내로 남불

장자가 나들이 갔다가 돌아와서 부인에게 이야기한다."돌아오는 길에 무덤에 부채질하고 있는 여인이 있었지 뭐요. 하도 이상하여 이유를 물었더니, 지아비가 죽으면서 무덤에 풀이나 마르거든 그 때 개가하라고 하여 부채질을 해서 빨리 마르도록 하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하더군"이 이야기를 들은 부인이 크게 흥분하여 그런 음탕한 년은 사지를 찢어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자는 아내에게 자기가 죽은 후 3년이 지나면 개가하겠느냐고 물었더니,"열녀는 결코 두 명의 지아비를 섬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펄쩍뛰었다.어느 날 장자가 갑자기 중병을 얻어 죽게 되었다.부인이 시신를 붙들고 통곡하자, 마침 지나가던 미소년이 보고 어린 동자를 데리고 들어와 이유를 물었다.남편이 죽어도 염을 할 사람이 없음이 서러워서 그렇다고 이..

해학과 재치 2025.04.07

딸이 아홉이라

부부금실은 좋았지만 내리 딸만 아홉을 낳은 부부가 살았다. 아내가 또 잉태해 '이번에는 아들이겠지' 하며 산달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말과 행동거지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부부가 지성을 드리는 동안 어느새 산파가 오고 낳을 때가 되었다. 방문 앞에 쭈그리고 앉은 남편이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마침내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그러면 그렇치 이번엔 아들이야'생각하곤 방안의 아내에게"여보, 고추지? 고추 맞지?"하고 다급하게 물었다.방안의 아내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갓난아기의 사타구니를 훑어보니 있어야 할 고추가 없고 밋밋하기만 했다.덜컥 가슴이 내려앉은 아내는 민망해져서"윗도리는 당신을 닮았소"그러자 털썩 주저 앉은 남편이"그럼 아랫도리는 부인을 닮았겠구려."

해학과 재치 2025.04.06

식욕과 색욕

한 선비 집에 종이 있었는데 그 종의 아내가 매우 예뻤다. 주인 선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몰래 이 종의 아내 방에 들어가 열정을 불태웠으며, 이 종의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선비가 매우 조심을 했지만 그만 십여 세 된 조카에게 들키고 말았다. 하루는 조카가 선비에게 묻기를"삼촌은 여자에 대한 색욕과 음식을 먹는 식욕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아니, 너 어린것이 무얼 안다고 그런 말을 하니?""삼촌, 저도 그 정도는 알고 있어요. 제 물음에 대답이나 어서 해보세요.""뭐? 색욕과 식욕이라고? 그야 사람은 밥을 먹어야 사니까 식욕이 더 중요하겠지. 그렇지 않냐?""삼촌, 그렇지 않던 것 같은데요. 제가 삼촌의 하는 일을 살펴보니 분명 그렇지 않아요. 삼촌은 집에서 일하는 종을 더..

해학과 재치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