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143

육담(肉談) . 이 물건 때문에

옛날 어느 마을의 부자가 조강지처와 첩을 두고 살았다. 밤에 첩에게 가면 본처가 싫어하고 본처에게 가면 첩이 샘을 내고 둘이 시샘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남편이 생각다 못해 두 여자가 보는 가운데 칼을 가지고 와서 "에이, 너희들이 싸움만 하는 건 바로 이 물건 때문이니까 잘라버리고 말겠다"하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정말 잘라버린 것처럼 속임수를 썼다. 그러자 두 처가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을 했다. 그때 담장 밖에서"좆 때우시오, 좆 때우시오" ‘솥 때우시오’ 하는 소리를 잘못 들었던 것이었다. 그 소리에 귀가 번쩍 뜨인 두 처가 땜쟁이를 불러놓고 물었다."아, 세상에 가마 때우는 것도 보고 사발 때우는 것도 봤으나 대체 좆을 어떻게 때워요?""아, 다 때우지요. 원래대로 해 달라면 해주..

해학과 재치 2024.12.09

육담(肉談). 벌님 네 벌님 네

옛날에 한 건달이 장가를 가서 논 두마지기로 겨우 목에 풀칠을 하고 살고 있었다. 마누라는 칠월 달이니 모시 품앗이를 가고 사내는 사랑방에 누워 빈둥댄다. 점심 먹으러 온 마누라가 보니 한심하다. 그래서 한다는 소리가 "놀지 말고 풀이라도 뜯어야 먹고 살 것 아니오" 그러자. 사내가 마지못해 일어나며 "그러면 그러지 뭐" 하고 지개를 지고 호박 넝쿨이 가득한 밭에 가서 풀을 뜯는다. 그러다 오줌이 마려워 오줌을 싼다는 것이 벌집에다 싸버렸다. 깜짝 놀란 벌들이 우루루 몰려 나와 사내의 물건을 집중 공격하자 물건은 곧바로 한주먹이나 돼 버렸다. 그런데 아픈 것은 둘째 치고 이상하게 꼴리기만 더 꼴린다. 저녁을 일찍 먹고 마누라와 잠을 자는데 마누라는 까무라칠 정도로 맛이 틀린다. 새벽에 마누라가 "아, 어..

해학과 재치 2024.12.08

육담(肉談). 담벼락의 쥐구멍

남편이 부인을 끌고 사또한테 와서"제 마누라인데 외간남자와 서방질을 해대서 못 살겠습니다" 사또가 그 말을 듣고"왜 남편을 두고 외간 남자와 서방질을 하느냐" 고 다그쳤다. 그러자 그녀는 태연하게 변명하길 "저한테 달린 것 좀 빌려달라고 해서 잠깐 빌려 줬는데 무슨 상관인가요"사또는 즉석에서 판결을 내리지 못하고 궁리하다가 옆을 보니 쥐가 담벼락사이로 들락거리고 있었다. 사또는 옳거니 하고 무릎을 치면서 그곳을 가리키고 남편에게"저게 무슨 구멍이냐" "쥐구멍 입니다"다시 부인에게 물으니 "쥐구멍이 맞습니다.""틀림없이 쥐구멍이지""저 구멍이 네 말대로 하면 담벼락에 붙었으니 담구멍이라 해야지 왜 쥐구멍이라 하느냐?""쥐가 들락날락 하니 쥐구멍입니다""그래 맞다. 아무리 너한테 붙었다 하더라도 네 것이 아..

해학과 재치 2024.12.07

육담(肉談) . 아랫수염과 턱 수염

수염이 너무 많아 추하게 보인다고 생각하던 어떤 사람이 어느 날 외출을 했는데 때마침 겨울이라 추위를 피하려고 근처 주점에 들어가 따끈한 술이 있냐고 묻는다. 주점 아이가 그 사람의 수염이 무성한 것을 보고 “손님께서는 술을 사서 무엇에 쓰고자 하시오니이까” 하고 웃으며 물으니 나그네가 “내가 지금 마시려고 한다 ” 한다. 그러자 아이는 “입이 없는데 어찌 마시려고요.” 하자 크게 화를 내며 수염을 잡아 양쪽으로 가르며 말하는데 “이것이 입이 아니고 무엇이냐” 한다. 그러자 아이가 그 입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그렇다면 건너편 김아병(金牙兵)의 처도 장차 반드시 아기를 낳겠구먼요” 아기를 낳는다는 말은 이 놈이 전에 김아병의 처가 음모가 너무 많아 그 구멍을 덮은 것을 본적이 있기 때문이다. 마침 그 집..

해학과 재치 2024.12.06

육담(肉談). 색병은 색으로 고쳐야

어떤 젊은 과부 하나가 강릉기생 매월이의 이웃에 살고 있었다. 매월은 뛰어난 미모로 일대 재사(才士)와 귀공자들이 모두 그 집 앞으로 모여들었다. 어느 여름 날 일이다. 매월의 온 집안이 유달리 고요해 인기척이 없자 과부가 이상하게 여겨 몰래 창을 뚫고 엿보았다. 그때 한 청년이 적삼과 고의를 다 벗은 몸으로 매월의 가는 허리를 껴안고 구진구퇴(九進九退)의 묘법을 연출하는 것이 아닌가. 기생의 교태와 사내의 이런 음탕한 행동을 평생 처음 본 과부는 음심이 불꽃처럼 일어 억제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자기 몸을 애무했다. 그녀의 코에서는 저절로 감탕(甘湯)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10여 차 하고 보니 목구멍이 막혀 말을 할 수가 없다. 때마침 이웃집 할머니가 지나가다 들어와서 그 꼴을 보고 ..

해학과 재치 2024.12.05

육담(肉談) . 이럴 줄 알았다면

산동성에 어떤 사내가 살고 있었다. 그는 처의 용모가 너무나 추하다는 사실 하나로 외도를 심하게 했다. 이를 보다 못한 본처가 하루는 남편에게 제의했다.“당신이 저를 싫다하시니 집에 첩을 들여놓도록 하세요. 앞으로 외도만 안하신다면” “그래? 그것 참 좋은 말이로군”그는 매파를 놓아 예쁜 여자를 물색했는데 마침 데려온 여자를 본 본처가 말했다.“저 여자는 너무 예뻐서 안 되겠어요. 저런 여자를 집에 들여놓으면 누구든지 나를 하녀로 볼 거예요”매파는 다음날 얼굴이 약간 못생긴 여자를 데리고 왔다. 남편은 그런대로 마음에 든다고 하였으나 본처는 또 트집을 잡았다“저 여자도 안 되겠어요”다음날 매파는 못생긴 여자만 골라서 서너 사람 데리고 왔다 그래도 그 여자들의 용모가 본처보다는 잘생긴 편이었기 때문에 남편..

해학과 재치 2024.12.04

유머에 익숙해지는 5가지 원칙

1.유머스러한 사람을 사귀어라. -모든 웃음은 관계로부터 온다. 2.책을 읽어라. -책 속에 수많은 만남과 웃음의 원석들이 널려있다.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으면 高부가가치의 상품이 된다.3.웃음이란 안경을 끼고 사물을 들여다 보라-세상이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는 그대로 세상이 존재할 뿐이다. 4.하루에 한 가지씩 유머를 수집해라. -노력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5.가까운 곳에서 찾아라. -모든 진리는 바로 우리의 생활 속에 있다.

해학과 재치 2024.12.03

육담(肉談) .처음 본 거울

산골에 사는 어떤 여인이 서울 저자에서 파는 청동거울이 보름달처럼 둥글다는 말을 듣고 늘 갖고 싶었다. 그러던 중 남편이 서울 길을 떠나게 됐는데 마침 보름이었다. 거울이라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은 아내가 남편에게 하는 말이 "서울 저자에 저렇게 생긴 물건이 있다 하니 당신이 꼭 사 오세요." 하고 달을 가리킨다. 남편이 그말을 단단히 가슴에 새기고 서울에 이르자 달은 이미 기울어 반만 남았다. 그는 반달을 쳐다보고 같은 물건을 구하다가 마침 참빗이 비슷하자 저 것이구나 생각하고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사이 달은 또 보름달이 됐다. 그는 참빗을 아내에게 주면서 "서울에 달처럼 생긴 물건은 이것밖에 없다오. 내가 비싼 값을 주고 사왔소 그려." 하고 말 하나 그녀는 자기가 구하던 것이 아니므로 ..

해학과 재치 2024.12.02

육담(肉談) . 훔쳐보는 것이 즐겁다

나이가 서로 비슷한 삼촌과 조카가 함께 길을 가다가 어느 객사에 묵게 됐다. 주인 부부가 얇은 벽을 사이에 둔 건넌방에서 밤새도록 갖가지 재주를 다하며 방사를 벌이자 조카가 그 소리를 듣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삼촌을 잡아 흔든다. 그래도 깊은 잠에 빠진 삼촌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튿날, 조카가 삼촌에게 “지난밤 이러이러한 재미있는 현상을 봤습니다”하고 말한다. 그러자 삼촌은 “어째서 나를 깨워 그것을 함께 구경하게 하지 않았느냐”“그럴 리 있습니까? 암만 흔들어도 삼촌이 일어나지 않더군요” 하고 말한다. 그러자 삼촌이 제기랄 하고 탄식하며 “오늘 하루만 더 자면서 그 짓 하는 것을 좀 보고 가자. 오늘 저녁에는 내 명심해 자지 않고 기다리리라” 하고 병을 핑계 삼아 하루 더 묵는다. 그날 밤, 밤이 깊어..

해학과 재치 2024.12.01

육담(肉談) . 요철(凹凸)

어느 고을에 세자매가 살았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집이 가난해 장가들려는 총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 자매가 이웃집 여종과 잡담을 하고 있었다. 막내가 먼저 입을 연다.“언니,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남녀 사이에는 굉장한 기쁨이 있다고 하던데 그 기쁨이 뭐예요” 그러자 둘째언니가 “ 나도 그게 궁금했어” 라고 말한다. 그리고 옆집 여종을 보면서 “ 저애가 사내를 몹시 좋아하니 물어보자” 하고 눈치를 살피자 여종이 웃으면서 “사내들의 다리 사이에 살로 된 추가 달려 있는데 마치 송이버섯과 흡사하고 굵기는 한 줌이 넘으니 이름이 불룩이요. 그런데 그놈의 변화가 신묘해서 측량할 길이 없어요. 남녀간의 신성한 일은 모두 이놈에게서 시작되는 거랍니다. 그래서 나는 이 물건을 하룻밤도 놓친 적이 없이 사랑하..

해학과 재치 2024.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