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143

육담(肉談) .정신이 혼미해서

대마 오쟁이를 지고 나르던 젊은이가 시냇가 건너 밭에서 김을 매던 부부를 발견했다. 농부의 아내를 보니 몹시 아리따워 간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한가지 꾀를 내었다. 그리고는 대뜸 건너편을 향해 "대낮에 무슨 지랄들을 하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다. 그 얘기를 들은 농부는 개울을 건너와 씩씩거리며 무슨 헛소리냐고 따졌다. 젊은이는 설명하기를, 예전부터 대마는 향성분이 있어 그 향이 사람을 혼미하게 하여 헛것을 보이게 만든다고 하였다. 못 믿겠다면 자기가 이번엔 가서 부인과 김을 메어 볼 테니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이번엔 농부가 대마 오쟁이를 지고 젊은이는 밭으로 가 부인을 마음껏 희롱하고 돌아왔다. 젊은이가 농부에게 무엇이 보이냐고 묻자,"자네 말이 맞네 그려. 대마 오쟁이가 ..

해학과 재치 2024.12.19

육담(肉談) . 오묘한 여자 속

장자가 나들이 갔다가 돌아와서 부인에게 이야기한다. "돌아오는 길에 무덤에 부채질하고 있는 여인이 있었지 뭐요. 하도 이상하여 이유를 물었더니, 지아비가 죽으면서 무덤에 풀이나 마르거든 그 때 개가하라고 하여 부채질을 해서 빨리 마르도록 하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하더군" 이 이야기를 들은 부인이 크게 흥분하여 그런 음탕한 년은 사지를 찢어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자는 아내에게 자기가 죽은 후 3년이 지나면 개가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열녀는 결코 두 명의 지아비를 섬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펄쩍뛰었다. 어느 날 장자가 갑자기 중병을 얻어 죽게 되었다. 부인이 시신을 붙들고 통곡하자, 마침 지나가던 미소년이 보고 어린 동자를 데리고 들어와 이유를 물었다. 남편이 죽어도 염을 할 사람이 없음이 서러워서 ..

해학과 재치 2024.12.18

육담(肉談) .누구와 함께 먹나

어느 날 한 부부가 한낮의 무료함을 느끼다가 그 생각이 간절히 났다. 그러나 곁에 예닐곱 살 먹은 아들, 딸 두 놈이 있어 망설이던 차였다. 이내 아비는 아이들을 내보내기로 마음먹고 광주리를 주며 냇가에서 송사리를 잡아 끓여먹자고 꼬신다. 아이들은 광주리를 가지고 나와 냇가로 가다가 생각하니 아빠, 엄마가 자신들을 내쫓고 자기들끼리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라고 의심해 문에 구멍을 뚫고 지켜봤다. 마침 부부가 일을 치르며 서로에게 묻고 있었다. "어때?" 하는 남편의 물음에 여자는 "막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라고 대답하고 남자는 "하늘 위로 올라가는 것 같소“라고 대꾸한다. 일을 마치고 옷깃을 여미는데 마침 아이들이 빈 광주리를 들고 돌아왔다. 아비가 무슨 일이냐고 꾸지람하자 아이들은 볼 멘 소리로..

해학과 재치 2024.12.17

육담(肉談) . 네 아비가 그렇다면 여한이 없겠다

한 노파가 병이 악화돼 죽게 됐다. 하지만 아직 딸들을 시집보내지 못해 여간 걱정이다. 그래서 세 딸을 불러놓고 남자를 선택할 때 기준을 말해보라고 했다. 제일 먼저 큰딸이 "남자의 물건만으로는 아무래도 작을 것 같아요. 고환까지 합한 큰 양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노파는 추가 없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일러줬다. 둘째딸은 "남자의 물건은 금세 커졌다 금세 작아지는 변덕이 심한 것 같아요. 제발 죽지 않고 오래 움직이는 음경을 원해요"라고 말했다. 노파는 팽창해 풀리지 않는 활은 도리어 탄력을 잃는 것이라며 자상하게 말했다. 막내딸은 "저의 소원은 언니들과 달라요. 남자의 두 볼기짝에 큰 혹이 나도록 해서 방사가 극에 달할 때 그걸 잡아당겨 힘을 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대답했..

해학과 재치 2024.12.16

육담(肉談). 송곳, 몽둥이, 가지

청년과 장년, 그리고 노인 세 사람이 동행하다가 어느 시골집에서 머무르게 됐다. 그 집 안주인에 반한 장년이 밤에 아낙을 겁탈하고 말았다. 이튿날 주인이 마누라를 겁탈한 자가 누구인지 모르니 가려달라고 관아에 호소했다. 그러나 사또 역시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사또의 부인이 간단한 문제라며 안주인에게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았는지 몽둥이로 치는 것 같았는지 삶은 가지를 들이미는 것 같았는지 물어보라고 한다.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으면 젊은이고 몽둥이로 치는 것 같으면 장년이고 삶은 가지 같으면 늙은이라는 것이다. 다음날 여자에게 물으니 몽둥이 같았다고 말해 장년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범인을 잡고 나서 사또가 부인에게 어찌 알았느냐고 묻자 부인이 대답하기를 "우리 경우도 그렇잖아요? 처음 혼인했을 ..

해학과 재치 2024.12.15

육담(肉談). 그것이 이 팔뚝만 하더냐

어느 관찰사가 지방 시찰을 돌게 되었는데, 마침 어느 고을에 들러 적적함을 달래려고 기생을 안고 자리에 들었다. 기생이 화장실을 가려하나 잠시 들르는 고을인데 다른 사람이 관찰사의 방에서 여인이 나오는 것을 보면 어떻게 하나 염려해 관찰사의 옷을 입고 일을 보러 나섰다. 그러나 이 일을 알고 있는 기생의 남편이 마침 이 관아의 노비였다. 그는 관찰사가 나가고 기생만 혼자 있는 줄 알고 방의 창으로 팔뚝을 쑥 들이밀고 "그것이 이 팔뚝만하더냐"하며 비아냥거렸다. 관찰사는 기분이 상했으나 꾹 참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다음날 아침 관노를 불러 어제 자신에게 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팔뚝놀이를 하루 종일 하도록 벌을 내렸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은 관찰사가 그 놀이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마침 관찰..

해학과 재치 2024.12.14

육담(肉談). 종의 양물이 크던지 말든지

여종을 따먹기 좋아하는 선비가 있었다. 어느날 여종의 남편을 수십리 밖에 심부름을 보낸다. 여종의 남편이 주인 처사를 수상히 여기고 있던 중 그 기미를 알아차리고 사람들을 고용해 대신 보내고 가만히 그 방에 숨어 있었다. 밤이 깊은 후 주인은 여종의 남편이 출타한 줄로 알고 아무 꺼리는 바 없이 여종의 방에 들어간다. 방안에는 여종이 새끈 새끈 잠자는 소리뿐이다. 주인은 욕심이 발끗해 이불 아래 꿇어앉아 한 손으로 이불을 걷고 두 다리를 들어 그 허리를 꽉 끌어안는다. 그런데 주인과 손님 네 다리 사이에 거북의 대가리(兩個龜頭) 두개가 갑자기 부딪치는 느낌이 든다. 주인이 깜짝 놀라 바라보니 심부름 보낸 종의 남편이다. 당황한 주인은 꾸며댈 말이 없다. 이윽고 하는 말 “너의 물건이 왜 그리 크냐?” 하..

해학과 재치 2024.12.13

육담(肉談) . 복통에는 이게 처방

어리석은 남편과 음탕한 아내가 여행을 하다가 어느 산길에 이르렀다. 그런데 한 젊은이가 암말을 세워놓고 음란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남편은 젊은이의 행동에 궁금증이 일었고 아내는 젊은이의 큰 물건에 마음이 혹했다. 남편이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묻자 젊은이는 "말이 복통이 나서 약초를 넣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이 짐짓 말에서 떨어지는 시늉을 하며 극심한 복통을 호소한다. 그리고 남편에게 젊은이에게 부탁해 복통을 치료하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인적이 드문 산길이라 의원을 부를 수 없는 상황인지라 남편은 젊은이에게 부탁을 한다. 젊은이는 이런 증세는 손으로 처리가 안 되고 직접 남자의 성기를 넣어야 한다면서 난처한 척 한다. 다급한 남편은 권하기를 그치지 않았다.못이기는 척..

해학과 재치 2024.12.12

육담(肉談) . 용도질이나 하시구려

문자 쓰기를 좋아하는 부인이 있었다. 어느 날 아들의 친구들이 놀러와 술상을 봐주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바깥에서 듣는데 대화 중에 용도질, 비력질, 요분질이란 말을 하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용도질은 수음을 뜻하고 비력질은 사내끼리의 남색을 말하며 요분질은 성교시 여자가 아랫도리를 흔드는 것을 말한다. 궁금증을 참다못한 부인이 아들에게 뜻을 물으니 아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용도질과 비력질은 남자들끼리 담배 피우는 것이고 요분질은 여자가 바느질할 때 쓰이는 재주랍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말을 믿었다. 마침 얼마 전에 시집간 딸과 사위가 왔다. 이에 기회다 싶어 부인은 "여보게, 사랑에 나가서 처남과 함께 용도질이나 비력질을 하고 종일 놀다가시게." 하고는 "우리 ..

해학과 재치 2024.12.11

육담(肉談) . 기생선물

신임 관리 이 서방이 임지 평양에 처가 집에서 많은 노자를 마련해줘 화려한 옷을 입고 부임했다. 마침 근처에 살던 기생이 이 서방에게 돈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뺏으려고 이 서방에게 와서 일부러 놀라면서 말하기를"높으신 어른께서 오신 줄 몰랐습니다." 하며 곧 돌아간다. 이서방이 보니 천하절색이다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러던 중 저녁에 그 기생이 또 이서방을 찾아와 위로하면서 이야기 한다. "꽃다운 나이에 객지에 나서시면 적적하지 않으십니까. 첩의 지아비가 멀리 싸움터에 나가 여러 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속담에 이르기를 홀아비 속은 마땅히 과부가 안다 했습니다. 제가 온 것을 별로 이상하게 생각지 마십시오." 하면서 교태 어린 말로 덤비니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라, 통하지 않을 ..

해학과 재치 202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