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210

육담(肉談) . 대물을 견디려면

어떤 집의 직장(直長)이라는 사내가 자기 집에 종종 왕래하는 참기름 장사꾼 여인을 보고 한번 어찌 해보려고 기회를 노렸다. 하루는 집안에 아무도 없는데 그 여자가 또 왔다. 이 남자가 좋은 말로 구슬러 여인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 그 행사를 하는데 양물이 어찌나 큰지 목침덩이만하다. 여 상인이 도저히 대적할 수 없어 겁을 먹고 극환(極歡)도 누리지 못한 채 그냥 빼고 돌아 가버렸다. 그 후 음호(陰戶)가 찢어져 아파 견딜 수가 없자 여러 날 몸조리를 했다. 훗날 여자상인이 그집 안주인만 보면 매번 웃음을 참지 못하므로 안주인이 괴상히 여겨 묻는다. “ 요즘 나만 보면 웃는 것은 무슨 까닭이오 ?” “ 사실을 말하리다. 행여 나무라지는 마시오. 저번에 직장님이 안주인 없는 틈을 타 나를 꾀어 한번 자자..

해학과 재치 2024.10.30

육담(肉談) . 시체를 끌고 들어오다니

80대 노인이 젊은 첩과 밤일을 한번 하려는데 첩이 말한다. “영감, 오늘밤 만일 내가 임신을 해서 사슴을 낳으면 어쩌지요?”“아니 어떻게 사슴을 낳는단 말인가?”“영감이 사슴가죽으로 일을 치르시니 사슴을 낳지 않고 무엇을 낳겠습니까?”첩이 말하는 사슴가죽이란 영감의 물건이 쭈글쭈글 풀 죽어 있었기 때문이다. 영감은 무안해 할 말을 잃었다. 뒷날 친구와 술자리에서 전날 밤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한다. “ 내가 간밤에 큰 욕을 들었네. 첩과 밤일을 한번 해보려는데 고년이 내 물건을 사슴가죽에 빗대니 이 어찌 수모가 아니겠는가?”그러자 친구가 허탈하게 웃으며 말한다.“허허,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러나, 내가 들은 욕은 가히 입에 담기조차 부끄럽네. 나도 첩과 운우(雲雨)를 즐겨 보려는데 그년 하는 말이 ‘지금..

해학과 재치 2024.10.29

육담(肉談) .결백

어느 어부가 돈을 많이 가지고 한양의 한 여관에 투숙했다. 여관주인이 이를 알고 돈을 뺏으려고 계략을 꾸며 아내에게 나그네가 깊이 잠들면 가만히 방에 들어가 옆에 누워 있으라고 말한다. 그때 자기가 들어가 그 사람을 깨워 혼 줄을 내겠다는 것이다. 결국 여인이 방에 들어거 곤히 잠든 어부 옆에 옷을 벗고 눕는다. 그 순간 방문이 활짝 열리며 우레 같은 호통소리가 난다. 나그네의 눈이 번쩍 뜨였다. 아니 그런데 웬 여인네가 옷도 입지 않고 곁에 있는 것이 아닌가. “네가 남의 처를 유인해 객실에 끌어들여 간통했으니 세상에 어찌 너 같은 놈이 있을 수 있느냐” 하면서 두 팔을 묶어 관가에 고발하겠다고 으르렁대다가 일부러 자기 아내를 때리기까지 한다. 그러자 아내가 말한다.“나그네가 나를 꾀어 강제로 겁간(劫..

해학과 재치 2024.10.28

육담(肉談) .콩깍지가 씌워도 그렇지

어느 관리가 기생과 사랑에 빠진걸 보고 친구들이 이를 책망하자“나 역시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조심하지만 그 어여쁜 모습을 보면 내 눈엔 허물이 보이지 않으니 이를 어쩌란 말인가 ?” 하고 말한다. 그러자 친구들이“ 아니 여자에게 허물이 없다니 뒤를 볼 때 한번도 안 봤는가 ?”“ 왜 안 봤겠어. 이미 다 봤다네. 그녀가 뒷간에 오르면 공작새가 오색구름을 타고 계곡으로 들어가는 것 같고 붉은 치마를 벗고 아랫도리를 드러낼 때는 얼음 바퀴가 구름 사이를 구르는 것 같으며 오줌 눌 때는 운모가 붉은 입술을 열고 구슬 같은 액체를 뱉는 듯 하더군. 방귀소리는 꾀꼬리가 꽃나무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것 같으며 변을 볼 때는 누런 장미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는가 하더니 마침내 붉은 모란이 활짝 핀 것 같았네” 이 말을 ..

해학과 재치 2024.10.26

육담(肉談) .이씨가 아니라 죽씨일세

이(李)씨 성을 가진 환관(宦官)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얼굴이 예쁜데다 남자를 밝히는 편이었다. 그러나 환관을 남편으로 둔 아내는 끓어오르는 정감을 불태울 수가 없었다. 결국 참고 견딜 수 없어 이웃에 사는 한 젊은 남자와 몰래 정을 통했다. 그런데 그만 불행히도 임신이 되고 말았다. 부인은 자신의 부정이 탄로 날 것이 두려워 남편을 속이기로 계획을 세운다. 얼마 후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 여자가 임신할 시기가 되면 남녀의 애정이 두 배로 증가한다고 들었습니다. 근래에 제가 부쩍 잠자리를 하고 싶은 충동이 몇 배로 증가하니 아마도 임신을 할 때가 돼서 그런가 봅니다""아, 여보 부인, 참 안타깝구려. 양근(陽根)이 없는 우리들 환관들은 정상적인 잠자리를 할 수 없어 임신을 시키지 못한다는 것..

해학과 재치 2024.10.25

육담(肉談) 장인 뿐인 줄 아나?

어떤 농사꾼이 장에 갔다 오는 길에 중 한 사람을 만났다. 중이 큼지막한 보퉁이를 들고 신바람을 씽씽 내며 걸어가기에 "스님께서는 무엇을 사 가지고 가십니까 ?" 하고 묻자 그 중이 하는 말 "오늘 장에 좋은 양고기가 나왔더군. 갖은 양념을 발라 구워 먹으려고 사 간다네" "아니, 스님께서도 고기를 드십니까 ?" 농사꾼이 깜짝 놀라 이렇게 물으니 중이 몹시 당황해 얼버무린다. "아니 뭐 누가 고기를 먹고 싶어서 먹나. 절에 좋은 술이 있지 뭔가. 술안주로야 양고기가 제일이지. 그래서 조금 샀다네" "그럼 스님께서는 술도 드시나요 ?" 농사꾼이 더 놀라서 이렇게 물었다. 중은 또 실수했구나하고 얼른 둘러대는데 "그게 아니라 절에 손님이 와 계시지 않겠나. 중이야 술을 안 먹지만 손님 대접까지 안 할 수 ..

해학과 재치 2024.10.24

육담(肉談) .새 색시의 걱정

서생원의 막내딸이 시집을 갔다가 한 달 만에 친정에 근친을 왔는데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이를 본 어머니는 아무래도 시집살이가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얘야, 시집살이가 고 되더냐 ?” 하고 물으니 딸은 고개만 설레설레 흔든다.“그럼. 어디 아픈 데라도 있니 ?” 하고 어머니가 근심스레 다시 묻자“아니요. 별로 아프지도 않는데 뱃속에 뭐가 들어 있지 않나 해서요”“그래? 그렇다면 큰일이구나” 하며 어머니는 벌써 태기가 있다니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이웃마을 의원을 불러다가 진맥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무리 진맥을 해 봐도 별다른 이상이 없자 의원이 “아무런 병이 없는데요” 라고 말한다. 그러자 새 색시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면서 하는 말이 “그럴 리가 없어요. 제 신랑이 밤..

해학과 재치 2024.10.23

육담(肉談). 스물이 넷이면

어떤 선비가 재취(再娶)장가를 들었다. 이미 나이가 여든 살로 수염과 머리칼이 다 희다. 이 꼴을 본 장인 영감이 크게 놀랐다. 그 이튿날이었다. 장인이 신랑에게 “나이가 몇인고 ?” 하고 묻자 신랑은 서슴지 않고 “스물이 넷입니다.” 하고 겨우 들릴 만큼 말한다. 그러자 장인은 “스물 네 살 되는 사람이 어찌 이리 늙었는가 ?”하고 화를 벌컥 내자 신랑은 “그러면 마흔이 둘입니다” 하고 말을 흐린다. 장인이 다시 화를 내며 “마흔 둘, 그것 역시 거짓말이야” 하고 굳이 따진다. 신랑은 “그러면 사면이 다 스물이랍니다” 하고 똑똑히 말했다. 장인은 “그럼 여든이로군. 뜻밖에 신랑의 나이가 나보다 많군 그려. 내가 처음 물었을 때 어찌 바로 대지 않고 두 차례나 회피했단 말이오 ?” 하고 따지니 신랑은 “..

해학과 재치 2024.10.22

육담(肉談).사위 코가 너무 커서

옛날에 양반댁 부인이 예비사위를 한번 본 후 남편에게 걱정스럽게 말했다."사위될 사람의 코가 너무 큽니다""코가 큰 것이 뭐가 어때서 ?"“코가 크면 그것도 크다는데 혹시 우리 딸이 고생할까 싶어서""괜한 소리"걱정이 된 부인은 몸종 삼월이를 시켜 알아보게 했다. 다음날 아침, 부인이 예비사위와 밤을 보낸 삼월이에게 물었다."그래, 어떻더냐 ?"삼월이가 웃으면서 대답한다."마님, 걱정하지 마세요""너무 크지 않더냐 ?”"그럼요. 영감마님 것과 비슷하던 걸요"------------------------------------- “언니는 좋겠네, 형부의 코가 커서” 라는 노래가 있다. 남자의 코가 크면 그것도 크다는 속설이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남자의 성기는 코의 크기와 비슷하고 정력과 비례한다고 믿어..

해학과 재치 2024.10.21

육담(肉談) . 세손 중 한손은 제 꺼예요

어떤 청년이 이웃에 사는 여인을 사랑해 그 남편이 멀리 나간 틈을 타 억지로 달려들어 일을 치렀다. 여인은 혹시 이 일이 남편에게 발각될까 걱정 돼 청년을 관가에 고발했다. 원님이 그녀를 심문하는데 “저놈이 비록 먼저 달려들었다 하더라도 네가 받아준 이유는 뭣이냐?” 하니 그녀는 “저 총각이 한 손으로 저의 두 손을 잡고 한 손으로 제 입을 막고 또 한 손으로는.., 그래서 약한 소녀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었습니다” 하고 변명을 하자 원님은 “천하에 무슨 손이 세개인 놈이 있단 말이냐?. 네 이년, 무고죄를 면하기 어렵구나” 하고 거짓 화를 벌컥 냈다. 그러자 그녀는 몹시 두려워하면서 “실은 제 손을 잡고 입을 막은 것은 총각의 손이지만 그것을 집어넣은 손은 소녀의 손이었습니다” 하고 고백을 하는..

해학과 재치 2024.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