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143

육담(肉談). 스물이 넷이면

어떤 선비가 재취(再娶)장가를 들었다. 이미 나이가 여든 살로 수염과 머리칼이 다 희다. 이 꼴을 본 장인 영감이 크게 놀랐다. 그 이튿날이었다. 장인이 신랑에게 “나이가 몇인고 ?” 하고 묻자 신랑은 서슴지 않고 “스물이 넷입니다.” 하고 겨우 들릴 만큼 말한다. 그러자 장인은 “스물 네 살 되는 사람이 어찌 이리 늙었는가 ?”하고 화를 벌컥 내자 신랑은 “그러면 마흔이 둘입니다” 하고 말을 흐린다. 장인이 다시 화를 내며 “마흔 둘, 그것 역시 거짓말이야” 하고 굳이 따진다. 신랑은 “그러면 사면이 다 스물이랍니다” 하고 똑똑히 말했다. 장인은 “그럼 여든이로군. 뜻밖에 신랑의 나이가 나보다 많군 그려. 내가 처음 물었을 때 어찌 바로 대지 않고 두 차례나 회피했단 말이오 ?” 하고 따지니 신랑은 “..

해학과 재치 2024.10.22

육담(肉談).사위 코가 너무 커서

옛날에 양반댁 부인이 예비사위를 한번 본 후 남편에게 걱정스럽게 말했다."사위될 사람의 코가 너무 큽니다""코가 큰 것이 뭐가 어때서 ?"“코가 크면 그것도 크다는데 혹시 우리 딸이 고생할까 싶어서""괜한 소리"걱정이 된 부인은 몸종 삼월이를 시켜 알아보게 했다. 다음날 아침, 부인이 예비사위와 밤을 보낸 삼월이에게 물었다."그래, 어떻더냐 ?"삼월이가 웃으면서 대답한다."마님, 걱정하지 마세요""너무 크지 않더냐 ?”"그럼요. 영감마님 것과 비슷하던 걸요"------------------------------------- “언니는 좋겠네, 형부의 코가 커서” 라는 노래가 있다. 남자의 코가 크면 그것도 크다는 속설이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남자의 성기는 코의 크기와 비슷하고 정력과 비례한다고 믿어..

해학과 재치 2024.10.21

육담(肉談) . 세손 중 한손은 제 꺼예요

어떤 청년이 이웃에 사는 여인을 사랑해 그 남편이 멀리 나간 틈을 타 억지로 달려들어 일을 치렀다. 여인은 혹시 이 일이 남편에게 발각될까 걱정 돼 청년을 관가에 고발했다. 원님이 그녀를 심문하는데 “저놈이 비록 먼저 달려들었다 하더라도 네가 받아준 이유는 뭣이냐?” 하니 그녀는 “저 총각이 한 손으로 저의 두 손을 잡고 한 손으로 제 입을 막고 또 한 손으로는.., 그래서 약한 소녀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었습니다” 하고 변명을 하자 원님은 “천하에 무슨 손이 세개인 놈이 있단 말이냐?. 네 이년, 무고죄를 면하기 어렵구나” 하고 거짓 화를 벌컥 냈다. 그러자 그녀는 몹시 두려워하면서 “실은 제 손을 잡고 입을 막은 것은 총각의 손이지만 그것을 집어넣은 손은 소녀의 손이었습니다” 하고 고백을 하는..

해학과 재치 2024.10.20

주장군전(朱將軍傳)

장군의 이름은 맹(猛)이요, 자는 앙지(仰之)인데 조상 대대로 낭주(囊州)에서 살았다. 한편 주군 공갑(孔甲)을 섬기던 그의 선조 강(剛)이 남방주오역상지관(南方朱烏曆象之官)의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전장에 나가 유윤(惟允)의 땅을 빼앗아 바쳤다. 그 공으로 공갑이 감천군 탕목읍을 하사하고 식읍(食邑)을 삼게 하니 그때부터 그 곳에 일가를 이루게 된 것이다. 맹의 아비 이름은 혁(赩)인데 열 임금을 계속 섬겨 벼슬이 중랑장(中郞將)에 이르렀고 어미 음(陰)씨는 본관(本貫)이 주애현(朱崖縣 붉은 바위언덕이 둘러진 고을이라는 뜻 )으로 어려서부터 붉은 입술과 발그레한 얼굴에 자색이 뛰어나고 성품이 어질어 내조의 공이 컸다. 그래서 그 아비는 어미 음씨를 매우 소중하게 여겼다. 비록 때로 피를 쏟는 작은 허물이 ..

해학과 재치 2024.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