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싸움 소 싸움 선한 눈 굼뜬 몸짓 어디다 숨겨두고 핏발선 눈빛으로 내달리는 저 미련함 무엇을 얻으시려고 가쁜숨을 쉬시나. 잔등이 찢어지고 부러진 뿔 밑둥이 흐르는 핏물이 눈을 가려 막는데 싸움터 한가운데에 흙먼지만 뽀얗다. 현대시조 2013.10.23
어느 날의 주산지 어느 날의 주산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 잔잔한 부처의 모습 어리던 물위에는 천년을 살다가 저문 주목들의 그림자 뿐. 바램이 크다보면 실망도 크다 했나 아늑하게 숨도 못쉴 고요한 상상들을 하늘빛 잔잔한 물위 구름 속에 묻었다. (2013. 10. 19 주산지에서) 현대시조 2013.10.21
접시꽃 접시꽃 알알히 사연 맺힌 애절한 사랑의 길 입하나는 부족하고 열개로도 모자라 말로 다 전할수 없어 걸어 논 연서(戀書)한줄. (접시꽃의 꽃말: 애절한 사랑 현대시조 2013.10.15
전어 전어 펄떡이는 싱싱함 영롱한 눈빛으로 반짝이는 은색비늘 쭉 뻗은 지느러미 서말든 깨주머니를 머리 속에 숨겼네. (회) 조심스레 비늘치고 뼈째 송송 썰어서 막된장에 마늘한쪽 흐뭇한 미소 절로 바다속 고소한 맛이 입안가득 번진다. (무침) 갖은 야채 초고추장 참기름에 무쳐내면 술상.. 현대시조 2013.10.14
모란시장 5일장 모란시장 5일장 아짐씨 싸요 싸 겁나게 싸부러요 온 아침 여수에서 금방 올라왔당께라 오일장 서는 날에는 엉덩이가 들썩인다. 팥국수 순대국밥 홍어찜 내장무침 막걸리 한사발에 이천원 건네주면 장구경 한나절 동안 흥도 따라 다닌다. 현대시조 2013.10.14
시장골목 시장골목 퀴퀴히 찌든 냄새 어룽진 나무탁자 펄펄 끓는 가마솥 돼지머리 잠기고 투박한 주모의 손에는 주름진 세월 한줌. 속없이 웃고 있는 돼지코 조금잘라 시어빠진 김치에 곁들인 작은 행복 어스름 전등불아래 또 하루가 저문다. 현대시조 2013.10.11
남한산성 남한산성 비오듯 흐르는 땀 거친호흡 지친다리 한발씩 오른 성곽 하늘로 이어지고 색바랜 바위틈새에 코스모스 피었다. 수백년 지난 성문 수문장은 간데없고 길고 긴 성곽따라 오고가는 등산객만 술잔속 비친 하늘에 구름한점 떠있다. (2013. 10. 5 남한산성에서) 현대시조 2013.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