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에서 도봉산에서 청솔모 뛰어노는 낙엽 진 산길따라 가쁜 숨 헉헉대며 올라선 산등성이 뒤처진 세상욕심은 산아래에 머물고. 누군들 힘 안들까 진한 땀 흘리는데 바윗돌 외줄타고 한걸음씩 내려선 길 세상사 비켜선 자리 행복 거기 있더군. (2013. 12. 7 송년산행) 현대시조 2013.12.09
여의도 단상 여의도 단상 내편이 아니라면 검어도 하양이고 주리는 민초(民草)두고 금빛만 빛을 내네 설익은 돼지머리 앞에서 열나게 춤을 추며. 만나면 싸움질에 나라는 눈밖이고 승냥이 이가는데 희멀건 뱃때지만 개기름 번쩍이는 얼굴 철판 속에 숨었네. 현대시조 2013.12.02
할미꽃 연가 할미꽃 연가 흰머리 굽은허리 소복곱게 차려입고 허구헌날 찾으시던 영감님 묘소 옆에 할머니 닮은 꽃하나 쓸쓸이 피어있다. 죽을 때 같이가세 이명으로 맴도는데 오래전에 끊어진 할머니의 발걸음 묘지옆 양지녘에는 허리굽은 꽃이 폈다. 현대시조 2013.11.21
새벽 5시반 새벽 5시반 -만추(滿秋)- 어제도 오늘도 매일 매일 같은 시간 버스타고 전철타고 내리는 곳도 같은데 오늘은 어제보다도 하늘 빛이 어둡네 (2013. 11.20) 현대시조 2013.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