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28

사군자(四君子)

사군자(四君子) 매(梅) 별빛을 끌어내려 허공에 뿌린 후에 고목에 가지 쳐서 점점이 엮었어도 담장을 넘는 향기는 막을 수가 없더라. 란(蘭) 예리한 검기(劒氣)뻗어 지면을 파고들고 치솟는 기운으로 모골(毛骨)이 송연(悚然)하다 이 향기 없었더라면 오월비상(五月飛霜) 하겠네. 국(菊) 우주의 온갖 정기 꽃잎에 스며들어 노랗게 맺힌 정령(精靈) 가슴에 품었으니 고고함 배어든 품위(品位) 과연 군자이시라. 죽(竹) 풀인지 나무인지 구분이 어려운데 한겨울 바람에도 굽히지 않는 지조 묵객의 친근한 벗이 바로 여기 있었다.

현대시조 2023.07.13

그림과 인생

그림과 인생 그렸다 수정하고 덧칠해 고쳐보고 칠한 색 싫어지면 다른 색 또 고르고 그래서 그림이 좋다 행동에 여유있어. 백년도 못사는 삶 기회는 한번인데 지울 수 없는 흔적 바꿀 수도 없는데 순간도 아쉬운 그 길을 지금 가고 있는데. 지난날 회상하면 나는 잘 걸었을까 걸어온 자욱 중에 후회는 없었을까 흠집이 너무 많더라 걸을 때는 몰랐던.

현대시조 2023.07.08

춘망사(春望詞)를 시조로 쓰다

춘망사(春望詞)를 시조로 쓰다 春望詞(춘망사) 花開不同賞(화개불동상): 꽃 피어도 함께 즐길 이 없고 花落不同悲(화락불동비): 꽃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 欲問想思處(욕문상사처): 묻노니, 그대는 어디에 계신고 花開花落時(화개화락시): 때 맞춰 꽃들만 피고 지누나. 攬草結同心(람초결동심): 풀을 따서 이 마음과 묶어 將以遣知音(장이유지음):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나 春愁正斷絶(춘수정단절): 봄날 시름에 님 소식 속절없이 끊기고 春鳥復哀吟(춘조복애음): 봄새만 다시 찾아와 애닲이 우는구나. 風花日將老(풍화일장로):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만날 날은 아득 타 기약이 없네.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

현대시조 2023.07.05

어저 내일이여

어저 내일이여 어져 내일이여 그릴 줄을 모르든가 이시라 하드면 가랴마는 제굿하야 보내고 가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황진이) 없으면 그리울 줄 있을 때 왜 몰랐을까 계시라 했더라면 그래도 갔을까요 가실 때 말 못한 것을 이제 후회 합니다. 답답해 속 터져요 왜 그리 했을까요 생각은 간절해도 말 한마디 못 한 죄 이렇게 가슴 아픈 건 그 벌 받는 겁니다. (황진이 심정을 다시 써 봄)

현대시조 2023.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