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28

여수 오동도

여수 오동도 울창한 신우대와 하늘 가린 동백 숲 붉은 꽃 낙화(落花)되어 미로(迷路)마저 숨기고 남쪽 끝 바다 초입(初入)을 벅수처럼 지켜섰다. 스므살 그 쯤 였나 겨울이 깊어갈 때 등대 밑 작은 찻집 난로 가에 앉아서 부푼 꿈 이야기 속에 밤 깊은 줄 몰랐지. 아련한 그리움을 더듬어 추억(追憶)하니 오래된 그림들이 파도에 출렁이고 비릿한 바다냄새가 코끝으로 스민다. 벅수: 돌로 만든 장승 -신우대: 볏과에 속한 대나무 . 높이 1~2미터 이순신장군이 화살대로 사용했다고 전함.

현대시조 2023.08.15

신과 인간

인간(人間) 난리다 난리 났다 폭우에 폭염이다 바다가 설설 끓고 땅이 녹아 내린다 신(神)들을 어서 깨워라 이러다 다 죽겠다. 신(神) 뭐시라 뭐시라고 내가 뭣을 했는디 답답해 숨 좀 쉬고 침 조금 흘렸구만 언제는 안그랬었냐 뜬금없이 난리여. 교육을 그리 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 지들이 최고라고 맨날 떠벌이드만 닥치면 나만 욕해요 입만 살아 가지고.

현대시조 2023.08.05

장가계 기행

장가계(長家系) 1 선경(仙境)이 여기더라 무릉도원(武陵桃源) 분명타 오묘한 바위기둥 천지에 솟았으니 죽기 전 봐야 할 절경 눈 둘 데가 없더라. 장가계 2 로댕도 여기 오면 주눅이 들었으리 수천 길 절벽타고 매달린 잔도(棧道)위를 이 절경 구경하려고 몸을 사려 걸었다. 장가계 3 바람길 비켜주려 꼰지발로 서있나 머리에 이고 있는 나무가 아슬한데 사이를 흐르는 운무(雲霧) 여기가 장가계라. 귀곡잔도 (鬼谷棧道) 감춰둔 천하비경 몰래 훔쳐 보려고 신의 뜻 거스르며 절벽에 길 냈으니 오금이 저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을터. 수천길 낭떠러지 절벽 길 들어서니 소름이 오싹 돋아 발걸음 천근(千斤)인데 투명한 유리바닥은 천리 밑을 부른다. 천문대도( 天門大道) 하늘 길 찾으려면 이 길을 가야하나 좌우로 쏠리기를 수..

현대시조 2023.08.02

소쩍새 전설

소쩍새 전설 눈귀입 닫아걸고 석 삼년 시집살이 아무리 힘들어도 밥 굶기만 하리오 솥 적다 솥 적다마오 소쩍새가 웁니다. 시어미 시집살이 굶어 죽은 며느리 얼마나 한이 되면 솥 적다고 우는가 솥적소 솥적소 하고 소쩍새가 웁니다. ※ 고약한 시어미가 며느리 시집살이 시키려고 솥이 작아 밥이 없다며 밥을 안준다. 결국 며느리가 굶어 죽어 새가되고 그 새가 매일 아침 ‘솥적소. 솥적소’라고 운다는 전설. ‘솥적소’ 가 변해 ‘소쩍새’가 되었다 함.

현대시조 202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