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삭주구성 - 김소월

임기종 2015. 11. 2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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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주 구성(朔州龜城)        

 김소월(金素月)

 

 

 

물로 사흘 배 사흘

먼 삼천 리

더더구나 걸어 넘는 먼 삼천 리

삭주 구성(朔州龜城)은 산()을 넘은 육천 리요

 

물 맞아 함빡이 젖은 제비도

가다가 비에 걸려 오노랍니다.

 

저녁에는 높은 산

밤에 높은 산

 

삭주 구성은 산 넘어

먼 육천 리

 

가끔가끔 꿈에는 사오천 리

가다오다 돌아오는 길이겠지요

 

서로 떠난 몸이길래 몸이 그리워

님을 둔 곳이길래 곳이 그리워

 

못 보았소 새들도 집이 그리워

남북으로 오며가며 아니합디까

 

들 끝에 날아가는 나는 구름은

반쯤은 어디 바로 가 있을텐고

 

삭주 구성은 산 넘어

먼 육천 리

 

({개벽} 40, 19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