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산 - 김소월

임기종 2015. 11. 2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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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소월(金素月)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산골

() 넘어가려고 그래서 울지.

 

눈은 내리네, 와서 덮이네.

오늘도 하룻길

칠팔십 리

돌아서서 육십 리는 가기도 했소.

 

불귀(不歸)*, 불귀, 다시 불귀,

삼수갑산(三水甲山)에 다시 불귀.

사나이 속이라 잊으련만,

십오 년 정분을 못 잊겠네.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삼수갑산 가는 길은 고개의 길.

 

* 시메 : 깊은 산골.

* 불귀(不歸) :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뜻. 또는 죽음을 의미.

(개벽40, 19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