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접동새       - 김소월(金素月             

임기종 2015. 11. 1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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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동새                    
- 김소월(金素月)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 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샘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는 오랍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산 저산 옮아 가며 슬피 웁니다.

 

* 불설워 : 평안도 사투리로 '몹시 서러워'의 뜻.

 

({배재} 2, 19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