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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유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정답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의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니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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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는 것 한 분 순 ( 韓 粉 順 )
누구 이야길까 노랠까 흔들림일까
흩어진, 나부끼는 마치 넝마일까
방안을 비잉 돌다가 딱 마주친 허상, 그 끝.
한 숨도 못 잤다 했나? 괜한 참 싫은 아픔
그때 숨겼던 건데 지금 왜 눈이 쓰린다
石壁을 기어오르는 이 창백한 온기, 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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