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6. 1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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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유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정답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의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니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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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는 것 한 분 순 ( 韓 粉 順 )

 

 

누구 이야길까 노랠까 흔들림일까

흩어진, 나부끼는 마치 넝마일까

방안을 비잉 돌다가 딱 마주친 허상, 그 끝.

 

 

한 숨도 못 잤다 했나? 괜한 참 싫은 아픔

그때 숨겼던 건데 지금 왜 눈이 쓰린다

石壁을 기어오르는 이 창백한 온기, 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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