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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빡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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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을 편 지 김준현(金准鉉)
이 몸이 지금은 한 나절이 되어서
몇 근 안 되는 물소리에 저물고
이제 막 느끼는 세월, 세월에도 놀랍니다.
산색에 기대 졸다 소스라쳐 눈을 뜨면
뼈골 마디마디 드러눕는 하루하루
그 무늬 얼룩진 이마, 주름 위에 더합니다.
우리네 죽는 일이 사는 뜻과 겹쳐 뵐 때
비로소 찬연한 태양, 삶을 일러 잠 깨우고
살아서 죽 잖은 뜻이 대낮 같이 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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